한국관광공사가 ‘8월에 가 볼 만한 곳’으로 꼽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의 ‘조령산 체험마을’은 새들도 쉬었다가 넘는다는 백두대간 조령산(鳥嶺山·해발 1017m)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전통 한지와 도자기, 목공예 등 조상들의 멋과 솜씨를 보고 배울 수 있는 공예촌과 박물관이 있고, 천혜의 산림자원을 이용해 숲 체험, 암벽 등반, 산악 캠프를 즐길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한지 체험이다. 원풍리에는 신풍한지마을이 있다. 신풍한지는 조령산 기슭 원풍리에서 참닥나무를 이용해 만드는 전통 한지. 색깔과 선명도가 뛰어나고 미생물 번식을 막아 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닥나무는 미백과 항산화 효과가 있어 화장품 재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마을 대표 안치용 씨(55)는 2007년 4월 충북 무형문화재 17호(한지장·韓紙匠)로 지정됐다. 그는 닥실 제조법, 한지 납골함 제조법, 복사기 또는 인쇄기 출력용 한지의 제조법, 색한지의 수중염색법, 물방울 문양의 한지 제조법 등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안 씨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제정한 ‘유네스코 직지상’의 상장 제작을 맡았다. 또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초청받아 한지 만들기 시연을 했으며, 2009년에는 독일 마인츠에서 열린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축제’에서도 한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올해 초 문을 연 한지 체험 박물관도 꼭 들러 봐야 할 코스다. 원풍리 옛 신풍분교에 지상 1층, 지하 1층의 한옥 양식으로 지은 박물관에는 한지의 기원과 한지를 소개하는 전시관을 비롯해 기획전시관, 한지 체험실, 공예실, 강당 등이 들어섰다. 안 씨가 수십 년 동안 모은 한지 관련 각종 유물이 전시돼 있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미리 신청하면 안 씨의 지도 아래 전통 한지를 직접 만드는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10월 중순 한지를 주제로 한 ‘창조문화축제’를 열면서 박물관 정식 개관식도 함께 열 예정이다.
맞은편 마을로 발길을 옮기면 조령산 민속공예촌을 만난다. 이곳의 옹기종기 도예방에서는 흙 밟기, 물레, 성형, 정형, 채색 등 도자기를 만드는 전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이 밖에도 △천연염색 △자연공예 △떡 만들기 △개구리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주변에는 들러 볼 명소가 곳곳에 있다. 드라마 ‘공주의 남자’, ‘바람의 화원’, ‘선덕여왕’ 등을 촬영한 수옥폭포는 20m 높이의 3단 폭포로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준다. 조령산 자연휴양림의 백두대간생태교육장과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보물 97호), 연풍향교(충북도유형문화재 103호), 화양구곡도 볼거리다.
제철을 맞은 괴산의 명물 ‘대학찰옥수수’는 맛보지 않으면 후회한다.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에서 재배하기 시작해 전국으로 퍼진 대학찰옥수수는 보통 15∼17줄인 일반 옥수수와 달리 8∼10줄로 알이 굵고 색이 희다. 방곡리가 고향인 최봉호 전 충남대 교수가 고향을 위해 1991년 개발한 신품종이다. 원래 품종명은 ‘장연 연농1호’지만 대학 교수가 개발하고 종자를 보급해 ‘대학찰옥수수’라는 이름이 붙었다. 차지고 고소한 맛에 껍질도 얇아 잇새에 끼거나 달라붙지 않는 게 특징. 한국능률협회 경영인증원으로부터 참살이(웰빙) 상품으로 선정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지리적 표시 ‘77호 괴산찰옥수수’로 등록됐다. 043-830-3901, sphanj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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