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 등에 선풍기 기증 잇달아… 산간오지-섬 찾아 건강검진
경찰도 순찰강화-환자 이송 서비스
강운태 광주시장 등 공무원들은 14일 광주 남구 주월동 문모 할아버지(70) 집을 방문해 선풍기를 전달했다. 최근 광주 5개 자치구가 홀로 사는 노인 1만85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44명이 집에 선풍기가 없었고 일부는 선풍기가 고장 나 있었다. 한 익명의 독지가가 무더위에 고생하는 노인 144명의 딱한 사연을 접하고 선풍기를 기부했다.
광주전남 지역은 한 달째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폭염(온열) 환자는 광주 36명, 전남 127명 등 총 163명이 발생했다. 폭염 환자 163명 가운데 93명(57%)이 50대 이상이었다. 농촌이나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 쓰러진 50대 중년층이 37명(23%), 60대 이상 노인은 56명(34%)에 달했다. 폭염에 쓰러진 농촌 노인들 상당수는 논밭에서 일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도시에서는 홀로 사는 노인 등 소외계층이 폭염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전남 자치단체들은 폭염 환자가 계속 생기자 홀로 사는 노인 돌보미 1427명을 통해 안부전화나 방문을 하고 경로당 등 무더위 쉼터 6090곳을 운영하고 있다. 또 마을마다 폭염 주의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19일까지 이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될 가능성이 크다”며 “노약자 등은 한낮 더위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소외계층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한 선풍기 전달 운동도 각계에서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 우산동 대덕치과 박모 원장은 최근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나눠 달라며 선풍기 20대를 광산구에 기증했다. 박 원장은 “선풍기 없이 고생하시는 노인들이 무더운 여름을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한 은행이 광주지역 소외계층 907가구에 선풍기를 무료로 보급했다.
전남에서는 공중보건의와 방문간호사 211명이 산간 오지, 섬 등을 돌며 폭염 환자를 돌보거나 건강검진을 해주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폭염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112순찰차에 얼음 생수병을 비치해 열사병 환자 발견 시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농어촌 노인, 장애인들이 폭염 상황에서 병원에 가야 할 경우 이송해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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