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미용전시회에 제주지역 화장품 기업 10개사가 참여해 204건의 상담 실적과 함께 30만 달러의 화장품 수출계약을 따냈다. 제주의 천연자원을 소재로 한 화장품의 성공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제주도는 말레이시아를 교두보 삼아 화장품의 동남아 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현지 시장과 유통망 조사를 할 계획이다. 제주 테크노파크는 일본의 유통전문회사인 ㈜도시샤와 업무협약을 맺고 제주 화장품의 일본 진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화장품 해외규격 인증을 위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4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주화장품 수출상담회에서는 439만 달러의 수출 계약이 이뤄지는 등 제주의 화장품이 전 세계로 진출하며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 제주 화장품 날개를 다나
화장품 전문생산업체인 ㈜리코리스(대표 태경환)는 올해로 창업 4년째를 맞은 신생기업이지만 말, 자생식물 등에서 추출한 원료로 천연기능성 화장품을 생산해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정제된 말기름과 말 태반 추출물 원료는 대기업 화장품 업체에서 구매할 정도로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말 태반 추출물을 함유한 주름 개선 화장품 조성물’을 비롯해 9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주에서 자생하는 ‘장딸기’를 미국화장품협회에서 공인하는 신(新)원료로 등록하기도 했다.
제주 화장품 산업은 2011년 정부가 제주광역경제권 연계협력사업으로 ‘코스메틱 클러스터 활성화 사업’을 선정해 지원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제주 테크노파크가 사업을 주도하면서 다른 지역 9개사가 본사를 제주로 이전하거나 준비 중이다. 장원, 자담, 이니스프리 공장이 들어섰으며 제이크리에이션, 유씨엘, 바이오스펙트럼은 올해 말까지 본사 건물 및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투자액은 488억5000만 원에 이른다. 이들 기업은 제주의 청정이미지가 담긴 로션, 스킨 등의 상품을 출시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점차 높이고 있다.
○ 제주 자원이 화장품산업 밑바탕
제주지역 화장품 기업들은 자생 동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제주지역은 육상식물 2000여 종, 해양식물 500여 종 등 다양한 생물종의 보고(寶庫)로 천연자원이 풍부해 친환경 화장품 원료 생산에 유리하다. 국제화장품 원료집에 제주지역 화장품 원료로 200여 종이 등재되기도 했다.
화장품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4년까지 화장품 마을 조성사업이 추진된다. 제주시 애월읍 어음2리 농가가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33만 m²에 허브농장을 만들었다. 재배한 허브는 계약 수매해 화장품 원료로 쓰이는 등 화장품산업이 주민소득과 직결되고 있다. 제주 테크노파크 김기옥 코스메틱클러스터사업단장은 “화장품은 스킨, 로션, 화장수 등 물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제주지역 청정 지하수와 친환경 천연자원 등과 결합할 경우 고기능성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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