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정육점하면 빨간 조명 아래에서 국거리나 구이용 고기를 썰어서 파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망원시장에 2007년 자리 잡은 정육점인 마포축산은 좀 다르다. 이곳에 가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도록 조리된 등갈비와 떡갈비를 만날 수 있다. 가격은 대형 할인마트에서 파는 것의 절반 수준이다.
조리된 등갈비와 떡갈비는 마포축산 주인인 장계동(45) 김명희 씨 부부(45·여)의 작품이다. 특히 부인 김 씨의 공이 컸다. 김 씨는 지난해 말 남편에게 “단순히 고기만 팔지 말고 1인 가구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경향에 맞춰 이들이 편리하게 사먹을 수 있는 메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망원시장 주변에는 빌라와 소형 주택에 혼자 사는 직장인들이 많으니 이들을 공략하자는 것. 한식·중식·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김 씨는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직접 소스와 조리법을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등갈비와 떡갈비는 쉽게 먹을 수 있고 맛도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마포축산의 대표 상품이 됐다. 평일에는 주변 직장인들과 젊은 부부들이 주로 사러오고 주말에는 인근 한강시민공원으로 놀러가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주말에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정도.
장 씨는 “전통시장 가게도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의 변화를 잘 읽어내서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