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포도는 포도알의 색이 진하고, 껍질에 하얀 것이 묻어나는 겁니다. 하얀 것을 농약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포도 안의 당분이 배어 나온 것입니다. 잘 모르겠으면 포도송이 제일 끝에 달린 포도알을 먹어보세요. 포도는 끝에 달린 포도알이 달면 전체가 달다는 걸 의미합니다.”
충북 영동군 학산면 지내리에서 40여 년째 포도 농사를 짓고 있는 남성로 씨(69·영동포도연합회장)는 요즘 제철을 맞은 포도 수확에 눈코 뜰 새가 없다. 포도 주산지인 영동군내 4000여 농가의 요즘 상황은 남 씨와 마찬가지다. 영동군은 지난해 기준으로 2218ha에서 3만3796t의 포도를 생산하는 전국 최대 포도 생산지다.
5월 시설하우스에서 ‘델라웨어’ 포도를 시작으로 요즘은 노지에서 ‘캠벨얼리’를 수확하고 있다. 요즘 시장에 나오는 포도가 자흑색의 ‘캠벨얼리’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먹는 품종이다. 소백산 추풍령 자락에 위치한 영동군은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이 지역 포도의 당도는 14∼16브릭스(brix·1브릭스는 100g의 물에 1g의 설탕이 녹아 있는 수준의 당도)로 높고 특유의 향을 자랑한다.손경수 영동군 포도팀장은 “30일부터 사흘간 영동체육관 일대에서 포도축제를 연다”며 “6000원을 내면 가족들과 함께 직접 포도밭에서 포도를 딸 수 있다”고 말했다. ydpodo.co.kr
한편 거봉 포도의 주산지는 경기 안성시다. 안성은 국내 포도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1900년 프랑스 신부 안토니오 공베르가 안성천주교회의 초대 신부로 임명돼 오면서 머스캣 함부르크 묘목 2그루를 가져와 구포동 성당 구내에 심었던 것이 국내 포도재배의 시작이었다.
거봉은 알이 굵고 단단하며 당도가 높아 신맛이 적은 것이 특징. 지리적으로 차령산맥을 등지고 있어 영동군과 비슷한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거봉 출하 때 안성시의 농축산물 브랜드인 ‘안성마춤’ 마크를 달려면 16브릭스 이상이 돼야 한다. 거봉은 한 송이 무게가 470∼530g, 한 알에 13∼15g이 가장 맛있는 상품이다. 서운면과 공도읍 일대가 포도의 주 생산지로 540ha에서 7200t가량이 생산되고 이 중 90%가 거봉 품종이다. 서운면에서는 올해는 9월 7, 8일 이틀간 안성포도 박물관에서 포도 축제를 개최한다. 충남 천안에서도 같은 기간 ‘입장거봉포도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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