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오원춘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피해 여성의 유족들이 국가로부터 약 1억 원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2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9부(부장판사 오재성)는 피해 여성의 부모와 언니, 남동생 등 유족 4명이 경찰의 늑장대응에 책임을 묻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가 피해여성의 부모에게 각각 4890만 원, 언니와 남동생에게 각각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112신고센터 근무자들이 초기 대응과정에서 피해 여성의 신고내용 등에 대해 긴급하고 중대한 상황을 현장 출동 경찰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고, 적절한 지령을 내리지 못했다”며 국가가 손해를 배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단순한 순찰을 넘어 제보된 장소를 집중적으로 탐문 수색하지 않았고, 폐쇄회로(CC)TV 확보를 통해 납치현장을 확인하는 조치를 제때 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경찰이 범죄를 막지 못한 책임이 있지만 피해여성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가해자에게 있는 점을 고려해 국가의 배상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오원춘은 자신의 집 앞에서 피해 여성을 납치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무참히 살해했다. 본보 보도로 경찰이 수사 대응에 대해 거짓 해명을 한 사실이 드러나자 결국 당시 조현오 경찰청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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