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와 장흥군은 2일 장흥군 장동면에서 김희주(가명·13·초교 6년) 양 5남매의 보금자리 완공식을 가졌다. 이 보금자리는 전남에서 2010년 이후 8번째로 지어진 것. 희주 양은 완공식에서 “이제 쥐가 무서워 혼자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다”고 맑게 웃었다.
어린이재단은 5월 장흥군으로부터 사정이 딱한 희주 양 5남매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들이 둘러본 희주 양 집의 방 두 칸은 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웠고 부엌, 장롱에는 쥐가 살고 있었다. 쥐 때문에 음식물, 그릇 등을 부엌에 두지 못할 정도였다. 심지어 식사를 할 때 쥐가 튀어나와 방안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희주 양 부모가 임시방편으로 수차례 쥐구멍을 막았지만 허사였고 쥐들이 집 전깃줄까지 자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희주 양 5남매가 사는 집은 방이 두 칸이었지만 방문이 떨어져 나가 사실상 한 공간으로 쓰고 있었다. 5남매는 초교 2학년부터 고3년생까지 있어 공간의 분리가 절실했다. 희주 양 부모는 새집을 마련하기 위해 공사비를 모으기 시작했다. 일용직 근로자인 희주 양 아버지는 올해 근무 중 사고를 당해 손가락이 절단됐지만 계속 일을 했다. 어머니는 지난해 뇌경색으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새집 공사비 마련 등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렇게 희주 양 부모는 공사비를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어린이재단은 이런 희주 양 가족에게 새집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6월부터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희주 양의 여동생(9·초교 2년)은 한 방송에 출연해 “다른 집보다 아이들이 많아 부모님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며 눈물을 글썽여 주위를 울렸다. 희주 양 가정 사연이 알려지면서 각계에서 온 후원금 4000만 원이 모였다.
공사는 올해 젊은 건축가 상을 수상한 원유민 제이와이아키텍츠 소장 등 4, 5명이 재능기부를 해 순조롭게 진행됐다. 새 보금자리는 109m²(약 33평)로 외형은 1층이지만 내부는 지붕에 주거 공간이 있다. 컨테이너 건물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외벽에 건축 자재를 입혀 방열 효과를 높이고 외형을 보기 좋게 꾸몄다.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가 올 5월 후원금을 지원받는 이 지역 아동 166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아동들이 가장 고통받는 것은 주거 문제였다. 1660명의 주거 유형은 자택 458명, 영구임대주택 333명, 시설입소 295명, 전월세 284명, 친척집 241명 등이었다.
전남지역본부는 자택에 사는 아동 458명 중 371명의 집이 낡고 오래돼 비가 새고 있다고 판단했다. 전남지역본부 황지혜 홍보담당은 “올해 이 지역에서 주거 빈곤에 놓인 아동들을 위해 주택 개·보수, 개축을 5건 했다”며 “하지만 희주 양 집처럼 시급한 지원이 필요한 곳이 70곳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도움이 절실하지만 돕지 못한 안타까운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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