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공항 주변 FTZ에 외국기업 속속 둥지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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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 건립 협약 등 나서… 1단계 물류단지 용지 81% 임대분양
외국계 20곳 등 160개 물류업체 영업… 반도체 중심 2단계 단지는 분양중
“제조-배송거점으로 다양화할 것”

영국계 글로벌 기업인 존슨매티그룹이 아시아배송센터를 짓는 인천국제공항 인근 FTZ 내 1단계 물류단지.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외국 기업 세 곳 및 국내 기업 두 곳 등과 이 단지에 투자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영국계 글로벌 기업인 존슨매티그룹이 아시아배송센터를 짓는 인천국제공항 인근 FTZ 내 1단계 물류단지.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외국 기업 세 곳 및 국내 기업 두 곳 등과 이 단지에 투자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 주변에 조성된 자유무역지역(FTZ)에 최근 외국 기업들이 잇달아 둥지를 틀고 있다. 제조와 물류 유통 무역활동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정하는 FTZ에 500만∼1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국내외 물류기업은 무관세, 국세 감면, 토지 임차료 인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영국계 글로벌 기업인 존슨매티그룹의 국내 투자법인인 ‘존슨매티 카탈리스트 코리아’와 FTZ 내 1단계 물류단지에 아시아배송센터(1만9679m² 규모)를 건립하는 협약을 지난달 29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존슨매티그룹은 내년 6월까지 500만 달러(약 55억 원)를 투자해 배송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이 센터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3만5000여 종류의 제품을 보관한 뒤 아시아 각국으로 배송하는 물류허브 역할을 한다. 세계 30여 개국에 1만1000명이 넘는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이 그룹은 각종 화학제품과 자동차 촉매제, 귀금속 등을 생산해 연간 매출이 107억 파운드(약 18조 원)에 이른다.

4일에는 싱가포르의 반도체생산업체인 스태츠칩팩의 국내 투자법인인 스태츠칩팩코리아의 생산시설과 연구개발센터 기공식이 FTZ 2단계 물류단지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연매출이 7000억 원에 이르는 이 기업은 옛 현대전자 반도체사업본부를 인수했으며 현재 경기 이천시의 SK하이닉스반도체 건물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2015년 9월까지 2366억 원을 들여 10만여 m²(약 3만250평) 규모의 땅에 건물을 짓는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2015년 임대기간이 끝남에 따라 새 용지를 물색하면서 공항에서 가까운 지리적 장점과 세제 혜택 등이 있는 FTZ에 신축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년 3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공사는 스카이72 골프장 주변에 99만2000m²(약 30만 평) 규모로 조성한 1단계 물류단지에 2006년부터 글로벌 물류기업을 유치해왔다. 현재 전체 용지의 81%가 임대 분양됐으며 외국계 20개사를 포함한 160개 물류업체가 영업 중이다. 지난해 이 물류단지에서 화물 26만 t을 처리해 인천공항 총 물동량(245만여 t)의 10.6%를 차지했다.

세계 1위 물류시설 개발업체인 미국 AMB와 독일 솅커, 일본 KWE, 국내 다국적 물류기업인 범한판토스, 삼성전자 로지스텍, 대우 로지스텍의 물류시설도 가동 중이다. 세계적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네덜란드 ASML은 싱가포르 등에 분산돼 있던 글로벌 물류기지를 2009년 이곳으로 옮겼다. 수출 주문을 받은 뒤 항공기에 적재할 때까지의 시간이 크게 줄어들어 경비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항공사는 1단계 물류단지의 포화 상태에 대비해 2단계 물류단지(55만3000m²·약 16만7300평)를 2월 완공해 임대 분양에 나서고 있다. 스태츠칩팩코리아를 시작으로 반도체기업을 유치해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기업 한 곳과 투자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제조시설은 물론이고 배송센터와 국내 수출기업의 통합물류센터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정창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물류단지 운영 초기에는 수출입에 필요한 보관창고 기능의 물류센터 유치에 집중했다”며 “앞으로 인천공항의 세계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기업의 제조와 배송거점으로 유치 대상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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