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울산시 산하 공공기관의 책임자는 모두 울산시 부시장 출신이다. 울산시의 이른바 ‘회전문 인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울산신용보증재단 배흥수 이사장(65)은 2005년 9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울산시 행정부시장을 지냈다. 배 부시장의 후임 행정부시장이 울산발전연구원 하동원 원장(60)이다. 그는 2007년 1월∼2008년 3월 행정부시장을 지냈다. 이들은 당시 행정자치부(현 안전행정부)에서 퇴임한 이후 2011년 1월과 4월에 각각 이사장, 원장으로 취임했다.
2일 출범한 울산산학융합본부의 주봉현 초대 위원장(63)도 2006년 9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약 5년간 울산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이들 3명의 출신지는 각각 경남 진해와 산청, 전남 고흥. 울산의 부시장으로 부임하면서 울산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던 인사들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울산시 산하 10개 기관장은 모두 공무원 출신이다. 정년퇴임식이나 이임식을 마치고 떠난 공무원이 얼마 뒤 산하 기관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박맹우 시장 재임 11년째 반복되고 있다.
공직 출신 우선 발탁은 ‘안정추구형’인 박 시장의 인사 스타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이 다른 지역 출신의 퇴직 부시장들을 산하 기관장으로 발탁하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지역 색과 연령을 배제한 인사”라며 “퇴직을 해도 능력이 탁월하다면 지역 발전을 위해 역할을 맡기는 게 옳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능력 있고 패기 넘치는 울산 출신 젊은 인재도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사회단체 간부는 “시 산하 기관장을 맡을 수 있는 울산 출신 학자나 금융계 인사, 기업체 임원 등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는 정부를 향해 “울산을 홀대한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2일 선임된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등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구성된 각종 위원회 인사에 울산 출신이 없기 때문이다. 차관급 이상 정부 고위직에도 울산 출신은 찾아보기 어렵다. 울산시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울산 출신을 중용하지 않아 중앙 부처에 고위직이 없다. 예산 확보 등 정부를 상대로 한 업무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 한 대학 교수는 “울산시가 지역 출신 인사를 배제하면서 정부를 향해서는 ‘우리 사람을 중용해 달라’로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며 “울산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