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서 가장 많은 출산장려금 등 영향… 합계출산율 2.47명 달해 전국1위
난임부부 시술비-건강교실 지원 한몫… 이주여성 산모 도우미사업도 큰 호응
#1. 전남 해남군 마산면에 사는 최윤(40)·이연순 씨(36) 부부는 올 4월 3.4kg의 건강한 넷째 아이를 출산했다. 부부는 순산의 행복과 함께 해남군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720만 원의 출산장려금(증서)과 함께 소고기, 미역, 신생아 내의, 손싸개 등이 담긴 보따리가 집에 배달됐다. 이 씨는 “아들만 셋이어서 딸을 갖고 싶었는데 그 소원을 이룬 데다 두둑한 출산장려금까지 받게 돼 기쁨이 두 배”라고 웃었다.
#2. ‘열 달간의 행복한 기다림과 설렘을 준 우리 딸 서희야. 너로 인해 엄마 아빠는 하루하루 더없는 행복을 느낀단다. 앞으로 건강하고 밝은 아이로 자라 주기를 바라’. 지난달 23일 해남에서 발행된 주간신문에 정일근(34)·김정숙 씨(32) 부부의 글이 실렸다. 7월 18일 첫딸을 얻은 부부는 덕담과 함께 딸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해남군보건소에 보냈다. 김경자 해남군 출산정책담당은 “주간신문과 협약을 맺고 아이가 태어나면 ‘우리 아이가 태어났어요’란 코너에 축하 사연을 소개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 끊이지 않는 아기 울음소리
해남에 반가운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년째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친 결과 출생아 합계출산율 전국 1위를 기록한 것.
해남군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출생통계’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 2.47명으로 전국 1.297명보다 1.173명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1.7명보다 0.77명 높은 수치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는 평균 출생아 수를 계산한 것이다.
해남군 신생아 수는 2011년 529명에서 2012년 810명으로 281명이 늘어 전국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출산율 증가에는 파격적인 출산장려금이 한몫을 했다. 해남군은 지난해부터 첫째 아이의 경우 전남도내에서 가장 많은 300만 원을 주고, 둘째 350만 원, 셋째 600만 원, 넷째 아이 이상은 72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거주 기간에 관계없이 출산일 기준으로 신생아 지원금을 주는 데다 지급 시한(2년)도 짧아 인구 유입 효과도 얻고 있다. 해남군은 2007년 전국 군 단위에서는 처음으로 출산 전담부서를 만들고 매년 20억∼30억 원의 출산장려금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 다양한 출산장려정책 효과
해남군은 전국 최초로 난임부부에게 최대 3회까지 시술비와 본인 부담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예비 아빠와 함께하는 임신부 건강교실,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자국민 산모 도우미 서비스, 신생아 무료 이름 지어주기 등 사업도 호응을 얻고 있다.
해남에는 현재 500여 명의 결혼이주여성이 살고 있다. 해남군은 이주여성의 산후조리와 심리적 안정을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산모 도우미를 양성했다. 2주간 교육을 받은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중국 출신 이주여성 11명은 이주해 혼 산모의 식사를 챙겨주고 신생아를 돌보며 ‘친정집’ 같은 서비스를 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판튀티 씨(27)는 “같은 나라 출신의 도우미가 와서 집안일을 도와주니 산모들이 다들 좋아한다”고 말했다.
해남군은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으로 7월 인구의 날 행사에서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철환 해남군수는 “출산친화정책이 실질적인 인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임신에서 출산, 육아에 이르는 맞춤형 서비스로 아이 낳기 좋은 고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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