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명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이 중 1명을 살해한 40대 일당 2명은 영업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범행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 상조회사 등 영업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 60여 명의 명함을 갖고 다니던 이들은 경찰에서 “모두 죽이려고 했다”고 진술해 충격을 주고 있다. 3일 강원 춘천경찰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1차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 김모 씨(42·제주)와 또 다른 김모 씨(42·전북 군산)는 명함 60여 장을 갖고 있었다. 보험사, 상조회사 등 영업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의 명함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김 씨(제주)는 경찰에서 명함의 용도를 묻는 질문에 “다 죽이려고 했다”고 말해 추가로 범죄를 저지를 의지가 있었음을 내비쳤다. 춘천경찰서 관계자는 “이들이 명함 속 여성들을 상대로 실제 접근을 시도했는지, 여죄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영업 분야 여성들을 노린 것은 영업에 도움을 줄 것처럼 환심을 산 뒤 쉽게 유인해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상조에 가입할 사람들을 소개시켜주겠다. 적어도 15개는 가입하게 해 줄 수 있다”며 상조회사 직원 A 씨(44·여)를 불러냈다. 그러고는 A 씨의 차를 타고 강원 춘천시 남산면 야산까지 데려가 돈과 체크카드 등을 빼앗고 차례로 성폭행했다. 이들은 체크카드로 돈을 찾으려 했지만 잔액이 없어 결국 빼앗은 돈은 3만 원에 불과했다.
A 씨가 이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차를 타고 도망치자 이들은 즉시 택시를 타고 속초로 이동했다.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펜션 주인 B 씨(54·여)를 눈여겨본 이들은 B 씨의 펜션에 투숙했다. 이후 29일 오후 “경포대로 놀러가자”고 유인했다. B 씨의 차로 다음 날 오전 4시 20분경 강릉시 연곡면 인근 야산으로 간 뒤 B 씨를 성폭행했다. B 씨에게 20만 원을 빼앗은 이들은 B 씨가 “집에 돈이 있다”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얼굴에 비닐을 씌워 질식사시켰다. 이들은 1일 오후 경기 안산시의 한 펜션 인근 노상에서 태연히 술을 마시다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일당 가운데 주범 격인 김 씨(제주)의 경우 사이코패스 성향이 감지돼 전문 프로파일러에게 상담을 의뢰할 방침이다. 김 씨는 B 씨를 살해하고 시신에 절을 한 것에 대해 “영혼이 몸에서 떠나는 것을 봤다”고 말했고 도피 과정에서 경찰 민원 상담 전화 ‘182’에 범행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또 경찰에서 “돌아가신 분과 가족에게 고개 숙여 죄송합니다”라며 울먹이며 말했다가 잠시 후 담담하게 “돈 때문에 죽였다”고 표정을 바꾸는 등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보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A 씨를 유인하기 직전인 26일 한 후배의 집에서 금 3냥(680만 원 상당)을 훔쳤다. 이들은 3년 전 서울의 한 갱생보호소에서 만난 사이로 다수의 강력범죄 전과가 있다. 춘천지법은 3일 살해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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