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11시 반경 방송인 홍석천 씨(42)는 서울 마포구 도화동 대로변에 쓰러져 있는 취객이 눈에 밟혔다. 취객은 신발과 양말을 벗어 놓은 채 가로수 밑에서 가방을 베개 삼아 누워 있었다. 홍 씨는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방송에 나갈 다이빙 연습을 4시간이나 해 피곤한 상태였지만 취객이 혹시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는 걱정이 들었다. 아무리 몸을 흔들어도 취객이 깨지 않자 홍 씨는 인근에 있던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로 달려갔다.
홍 씨는 경찰과 함께 다시 취객이 쓰러져 있는 곳으로 갔다. 취객이 간신히 정신을 차리자 홍 씨는 편의점에 가서 꿀물과 커피를 사들고 나타났다. 취객에게는 여기에 누워 있어선 안 되는 이유를 천천히 설명했다. 정신이 든 취객은 “아니, 홍석천 씨가 여기 웬일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홍 씨는 경찰과 함께 취객을 택시에 태워 집에 보냈다.
홍 씨의 선행은 마침 이를 목격한 행인이 인터넷에 사진과 글을 올려 알려졌다. 홍 씨는 3일 기자가 전화를 걸자 “뭐 대단한 일이라고요. 제가 오지랖이 넓어서 그래요”라며 언론에 보도되는 걸 사양하다가 “차에 치일 수도 있고 소매치기 당할 위험도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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