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조성한 공원이나 체육관 같은 공공시설물을 위탁 관리하기 위해 2002년 설립된 인천시설관리공단은 직원 246명이 근무하는 지방 공기업이다.
공단은 지난해 1월부터 사업장별로 추진해야 할 업무의 우선순위와 인력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영관리 기법인 ‘VE(Value Engineering)’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천의 유일한 화장 시설인 부평가족공원에 이 시스템을 적용한 결과 ‘화장 시설에 대한 수요는 매년 늘고 있으나 수년째 같은 영업시간을 고수해 비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영업 시작 시간을 오전 8시 반에서 7시로 1시간 반 앞당겼다. 그 결과 지난해 공원의 수익은 2011년에 비해 2억9500만 원이 늘어났고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비용을 5700여만 원 줄였다. 공단이 이 시스템을 적용해 19개 공공시설물의 운영체계를 바꾼 결과 지난해 수입은 18억 원이 증가하고 지출은 23억 원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최근 안전행정부가 전국 324개 지방 공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공단이 최고 점수인 ‘가’ 등급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여러 평가항목 가운데 고객만족도 분야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94.57점)를 받았다. 한국기술품질원이 주관하는 ‘품질경쟁력 우수기업 인증’을 6년 연속으로 획득한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정연걸 인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인력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불필요한 낭비 요인을 지속적으로 줄여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평가에서 인천시 산하 나머지 공기업은 대부분 저조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도시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인천도시공사는 최하위인 ‘마’ 등급을 받았다. 인천도시공사의 6월 말 현재 부채는 7조8431억 원(부채비율 335%)으로 최근 3년 동안 2조3617억 원이 늘었다. 인천도시공사는 201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년 연속으로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인천도시공사의 모든 임직원은 올해 성과급을 받을 수 없을뿐더러 내년 연봉 5∼10%가 삭감된다.
또 인천지하철을 운영하는 인천교통공사와 인천환경공단도 중하위 수준인 ‘다’ 등급을 받았다. 이 밖에 기초자치단체가 설립한 공기업인 남구와 남동구, 중구시설관리공단 등도 ‘다’와 ‘라’ 등급에 머물렀다. 이 공기업들은 매년 수익이 줄어 사업수지비율이 떨어지는 등 재무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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