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산층 소득 늘며 수요 급증… 건해삼 국내가의 6배까지 치솟아
서해안 대규모 양식단지 ‘해삼섬’ 태안군 등 2015년까지 조성키로
국내에서 해삼(海蔘)은 더없이 서민적인 술안주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샤크스핀급의 고급요리에 속한다. 해삼이 면역력을 강화하고 고혈압과 동맥경화, 당뇨병의 치료에도 효능이 있는 최고의 보양식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호주머니가 두둑해진 중국 중산층이 해삼을 찾기 시작하면서 중국 현지의 해삼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충남도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삶아 말린 건해삼의 경우 현지에서 kg당 300만 원 안팎에 팔린다. 국내에서는 건해삼 시장은 형성돼 있지 않지만 제조가 기준으로 kg당 50만원 안팎으로 봐야 한다. ‘중국 해삼 시장을 잡아라’가 국내 수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가 충남을 중국 해삼시장 공략의 기지로 만들겠다며 국립해삼연구소의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 황금 알 낳는 ‘중국 해삼시장’
충남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건강·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해삼의 수요량은 연간 120만 t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액으로 무려 36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의 해삼 생산량은 11만7000t에 불과해 연간 110만 t가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국의 해삼 생산량은 2003년 3만4000t에서 2011년 11만7000으로 3.4배가량 급격히 늘었지만 소비량을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해삼 생산국들이 중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국내 해삼의 대(對)중국 수출은 미미한 실정이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 해삼 수출은 2008년 45t, 2009년 46t, 2010년 133t, 2011년 114t, 2012년 54t으로 중국의 한 해 해삼 수입량 1678t(2012년 기준)에서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중국이 해삼 양식기술을 개발하면서 최근에는 오히려 수출이 줄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충남도 관계자는 “국내 해삼의 중국 수출은 보따리 상인을 통한 물량이 오히려 공식 집계보다 많다는 얘기가 있긴 하지만 그런 걸 감안해도 워낙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해삼을 어장에서 서식하도록 관리하지만 인공 종묘를 쓰거나 인공 먹이도 주지 않아 사실상 자연 재배에 가까워 대량생산이 어렵다. 하지만 중국은 양식재배에 이미 성공해 대량생산의 길을 튼 상태다.
○ ‘중국인 서해안 해삼 선호’에 주목
중국 해삼시장에 대한 공략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서해안 해삼은 더욱 그 가능성이 높다.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소 박광재 박사는 “서해안에서 생산되는 해삼은 껍질이 두껍고 수분 함량이 적어 100kg의 생해삼을 삶아 말릴 경우 3kg(3%)의 건해삼을 얻을 수 있다. 반면 다른 해안의 해삼은 2.5%만 건질 수 있어 중국인들이 서해안 해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전국적인 해삼 생산지인 태안과 보령 등지의 해삼이 서해의 냉수대에서 나오기 때문에 껍질이 두껍고 수분 함량이 적으며 향이 진하다고 보고 있다.
충남도는 해삼 생산기지를 크게 늘려가고 있다. 태안군 보령시 서천군은 2015년까지 바닥이 해삼 서식에 적합한 암반으로 형성된 섬 지역에 대단위 서식 단지인 ‘해삼섬’을 조성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양식기술이 개발되면 도내 새우양식장 102ha를 해삼 앙식장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충남도 수산과 임민호 담당은 “국내의 해삼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중국이 이미 양식을 시작한 마당에 우리는 양식기술을 개발조차 못한 상태”라며 “좋은 해삼 생산을 위한 생태적 환경이나 중국 수출을 위한 지리적 여건이 좋은 충남지역에 해삼 연구기능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달 26일 해양수산부에 충남지역에 국립해삼연구소를 설립해줄 것을 공식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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