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됐지만 가정에서 쓰레기를 잘못 분류해 처리비용을 더 부담하거나 친환경 재활용이란 본래 취지를 못 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음식물쓰레기를 한데 모아 버리면서 악취나 벌레가 생기지 않게 살충제를 뿌리거나, 일반 쓰레기를 음식물쓰레기로 잘못 알고 버리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5일 환경부에 따르면 2011년 수거된 음식물쓰레기 1만3537t의 95%는 사료나 퇴비, 바이오가스로 전환됐다. 하지만 살충제 등 화학물질에 오염된 음식물쓰레기는 이런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자연 부패해 쉽게 분해되는 물질만 음식물쓰레기로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물 뼈나 어패류 껍데기, 계란 또는 견과류 껍데기, 복숭아씨, 카페인 성분을 포함한 차와 한약재 등은 자연분해가 어려워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이런 물질이 음식물쓰레기와 섞이면 퇴비나 사료의 품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재활용 공정과정에서 파쇄기 등 기기 고장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환경부는 “식자재나 남은 음식물 가운데 어떤 게 음식물쓰레기에 해당하는지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처리시설 여건에 따라 분류기준에 다소 차이가 있어 시군구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 물기를 제거해 부피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종량제 시행으로 버리는 만큼 처리 수수료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과일껍질 등 식물성 쓰레기는 햇볕에 말리고 찌개류는 국물을 버리고 남은 찌꺼기의 물기를 짜낸 후 버리는 게 좋다.
최근에는 쓰레기 처리에 미생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유익한 미생물로 이루어진 EM(Effective Micro-Organism·유용 미생물군)과 쌀뜨물을 섞어 발효시켜 만든 EM 활성액이 그런 사례다. 악취를 없앨 수 있을 뿐 아니라 쓰레기를 바로 발효시켜 퇴비로 쓸 수 있다. 서울 송파구청은 최근 EM 생산공장을 설립했으며 이달부터 EM 원액을 각 가정에 무료로 보급할 예정이다. 가정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 이 액체를 쓰레기에 조금씩 뿌리면 된다.
베란다나 마당에 화초 또는 텃밭을 가꾸는 가정은 지렁이를 활용하면 쓰레기를 좀 더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스티로폼이나 플라스틱통으로 만든 배양상자에 지렁이를 키우며 수분과 소금기를 제거한 과일 껍질, 채소류, 계란 껍데기 등을 잘게 썰어 먹이로 주는 것이다. 이 음식물을 먹은 지렁이가 배설하는 분변토에는 수천 마리의 이로운 세균과 효소가 포함돼 있어 유기농 비료로 활용할 수 있다.
과일이나 야채 껍질을 살림에 활용할 수도 있다. 오래돼 굳어버린 조미료통에 사과 껍질을 넣고 밀봉한 채 하루쯤 두면 조미료가 부드럽게 풀어진다. 그을음이 생기거나 까맣게 음식이 눌어붙은 냄비를 세척할 때도 사과껍질을 쓰면 잘 닦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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