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54·사법연수원 14기·사진)은 6일 “채 총장에게 혼외(婚外) 아들이 있다”는 취지의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채 총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금일 조선일보 보도 관련 검찰총장 당부 말씀’이라는 글에서 “조선일보에 보도된 검찰총장 관련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 글에서 “앞으로 저는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하여 굳건히 대처하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선 검찰 가족 여러분은 한 치의 동요도 없이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평소 오전 9시를 전후해 출근하던 채 총장은 이른 아침 문제의 기사에 대한 보고를 받고 7시경 대검에 도착했다. 길태기 대검 차장과 송찬엽 공안부장, 오세인 연구위원 등도 서둘러 출근해 총장실에서 대책을 논의했고 채 총장은 강경 대응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이날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아들 숨겼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채 총장은 1999년경 만난 50대 여성 Y 씨와 사이에서 낳은 11세 된 아들을 키우고 있었고 이 아들은 8월 3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이번 보도가 국정원 댓글 사건의 검찰 수사 결과 등에 불만을 품은 여권 내 일부 강경파의 검찰총장 흔들기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채 총장이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라는 표현을 쓴 것도 그런 시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 핵심 관계자는 “국정원이라는 큰 국가기관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런 보도가 나온 데 대해 총장은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가장 먼저 (보도의) 저의와 배경이 무엇인지 알아보겠다는 게 총장의 첫 번째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야권에서도 채 총장 흔들기 차원으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상한 보도가 이어지더니 혼외 아들까지?”라며 “최근 일련의 흐름과 국정원 대선개입 경찰 축소 은폐수사 재판 과정과 연결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 글을 남겼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채 총장은 임명 과정에서부터 박근혜 정부가 껄끄러워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청와대 검증 과정이나 청문회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문제가 갑자기 지금 시점에 불거진 것은 배경을 의심케 한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채 총장은 그나마 검찰에서 균형을 잡아 줄 사람이다. 이 사람이 나가면 공안통이 검찰 전체에서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 총장의 사생활 관련 보도에 채 총장을 흔들어 낙마시키려는 저의가 깔려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나온 게 없다.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나 청와대는 모두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이며 이번 논란에 얽혀들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꼽히는 채 총장은 4월 제39대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당시 채 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맡았던 국회 법사위 위원들은 이번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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