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우아한 선(線)을 표현하는 발레와 약속된 선을 따라 운행을 해야 하는 자동차 운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훈 씨(27)는 “발레와 운전은 공통점이 많다”고 했다.
“발레도 운전도 조화로운 전체 흐름이 중요합니다. 어느 한 명이 돌발 행동을 하면 그 흐름이 깨지고 결국 사고로 이어지는 것도 같죠.”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예술단체 연습동에서 국립발레단이 서울경찰청과 ‘착한 운전 마일리지 업무 협약식’을 맺었다.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착한 운전 마일리지’는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사고를 내지 않겠다고 서약한 뒤 1년 동안 이를 지키면 특혜점수 10점을 부여하는 제도다. 국립발레단은 단원 92명과 직원을 포함해 모두 130명이 서약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공연 소책자 등 홍보물에 이 제도와 관련된 내용을 담아 발레 팬들의 동참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 단원 대표로 참가한 수석 무용수 김지영(35) 이영철(35) 박슬기(27) 이동훈 이은원(22) 정영재(29) 씨와 발레단 총무를 맡고 있는 솔리스트(주역 무용수) 방선희 씨(34)는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에 동참하게 된 것을 반겼다.
발레리노 이영철 씨는 “운전도 발레도 결국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서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것 아니냐”며 “또 몸에서 이상 신호가 올 때 무리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도로 위에선 교통 신호를 잘 지켜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레리나 이은원 씨는 “연습이 늦게 끝나면 주로 택시를 타는데 난폭운전에 급정거를 많이 해 아슬아슬할 때가 있다”며 “기사 분들도 착한 운전에 많이 동참하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국립발레단은 연 90회 정도 지방 공연에 나선다. 주로 발레단 전용 버스나 전세 버스로 단체 이동을 한다. 발레단 총무인 방선희 씨는 “눈이나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버스에서 안전벨트를 잘 매는 편이지만 평소에는 귀찮고, 답답해서 단원들이 벨트를 잘 매지 않는다. 캠페인에 동참한 만큼 앞으로는 벨트를 잘 매도록 얘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발레는 우아한 아름다움이 매력인 무용 장르다. 참석자들은 “발레처럼 우리 교통문화도 우아해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협약식에 참석한 김정석 서울경찰청장은 “국립발레단의 참여로 우리 교통문화의 품격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무대에서 긴장해야 하는 것처럼 운전할 때도 항상 긴장을 하며 조심할 필요가 있다.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 가입이 단원들의 정신 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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