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더릭 헐 씨(왼쪽) 부부가 12일 대전 유성구 선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있다. 선병원 제공
‘6·25전쟁 당시 만난 ‘미스터 리’라는 젊은 한국 군인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면서 우정을 키웠는데 귀국하면서 연락이 끊어져 그의 안부가 궁금해요. 중국군과 맞서 싸우면서 몇 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넘긴 한국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어요.’
한국전쟁 휴전 60주년을 맞아 주한 영국대사관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공동 주최한 ‘한국전 참전용사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한국전 참전 영국인 에드워드 몬태규 씨(80)의 수기 내용 중 일부다.
그는 다른 참전 영국군인 출신 3명과 함께 12일 대전 유성구 선병원 국제검진센터를 찾아 건강검진을 받았다. 이들이 전쟁에 참여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싸웠던 만큼 지금이라도 건강을 보살필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다. 동반 내한한 이들의 가족 8명도 이날 호흡기와 순환기, 소화기, 뇌 등에 걸쳐 40여 가지 항목의 건강검진을 같이 받았다. 몬태규 씨는 1952년 10월 한국전에 참전해 자유를 위해 싸우다 포화 등의 영향으로 청력에 손상을 입어 현재도 듣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참전 군인인 프레더릭 헐 씨(86)는 “전쟁의 포화와 연기만 자욱하던 폐허의 한국 땅을 60여 년 만에 방문해 건강검진을 받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며 “한국의 의료시설과 최첨단 검진시스템에 놀랐고 친절하게 환대해준 진료부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선병원 이규은 행정원장은 “6·25 당시 우리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참전군인들을 우리 병원에 모셔 건강검진을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날 검진을 벌인 의료진은 17일 서울에 머물 이 참전군인들을 찾아가 검진 결과에 대해 설명 하기로 했다. 11일 내한한 이 참전 군인들은 낙동강 전투지역과 판문점을 거쳐 서울 투어를 마친 뒤 18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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