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 50년 무상임대-재원조달 의무 등 강원도가 일방적 책임지는 내용 많아
도의원들-춘천시 “문제 많다” 이의제기
강원 춘천시 중도에 건립을 추진 중인 레고랜드가 본계약을 앞두고 불평등 협약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발단은 이달 초 열린 강원도의회 상임위에서 강원도가 제출한 ‘레고랜드 코리아 본협약 체결 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주요 내용이 알려지면서부터. 레고랜드 본협약은 강원도와 영국 멀린 엔터테인먼트 그룹, 강원도와 국내 투자회사 등 두 개 협약으로 이뤄진다.
○ 협약서에 강원도는 대부분 책임질 일
협약서에서 강원도와 멀린의 확약 사항은 각각 9개다. 그러나 내용상으로는 강원도가 주로 ‘책임’에 국한된 반면 멀린은 ‘책임과 권리’가 명시돼 있다. 강원도의 확약 사항으로 △레고랜드 용지 50년간 무상 임대, 만료 후 동일 조건 재임대 최대한 노력 △레고랜드 테마파크 용지 2013년 12월 31일까지 용지 소유권 취득, 2014년 말까지 제방공사 완료 △진입 교량 건설 의무 부담, 레고랜드 개장 전까지 건설 제반조치 완료 등이다.
특히 사업비용 조달을 위해 직접 또는 국내 출자자로 투자할 의무를 부담하고 만일 의무 불이행 및 불충족 시 치유 기간(6개월) 내 치유하도록 노력하되 치유하지 못할 경우 사업 종료로 인해 입은 멀린의 손해에 대해 배상 책임을 진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반면 멀린은 △본건 사업에 1000억 원 투자 △당사자 간 별도 합의한 일정에 따라 운영회사 설립하고 총 900억 원 순차 출자 △레고랜드의 무상 임차 권리와 독점적 운영·경영권 및 독점적 상표사용권 가짐 등이다. 책임에 가까운 내용은 모호하게 명시돼 있다. ‘강원도민을 우선 고용하는 등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한다’거나 ‘강원도가 외국인투자지역을 지정하는 데 필요한 협력을 한다’는 식이다.
김원오 도의원(동해)은 “용지 무상 임대 기간부터 손해 배상 책임 조항까지 지나친 불평등협약”이라며 “왜 협상에서 끌려 다니며 일방적으로 불리한 협약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세계적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확고한 지원 의지가 필요하다”며 “만약 손해 배상할 일이 생기더라도 강원도가 전액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국내 투자사들과 분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춘천시 이의 제기… 도와 불협화음
강원도와 국내 투자회사와의 협약안도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국내 투자회사는 현대건설, 엘티피코리아, 한국투자증권, 서브원이고 용지를 갖고 있는 춘천시도 참여한다.
강원도의 △춘천시와 협의해 근화동 용지에 대한 용도지역을 변경 △하중도와 근화동을 연결하는 교량 설치 등 기반시설의 건립을 지원 △춘천시와 협력해 사유 토지 소유자로부터 토지 사용에 대한 동의를 득하기로 함 △출자계획표상 신규 투자에 해당하는 자본금 조달을 강원도 주도하에 진행 등 총 11개 안이 권리보다는 책임에 가까운 내용이다.
춘천시는 이번 협약과 관련해 680억 원에 이르는 교량 건설에 관한 재원 마련 대책이 미흡하고 근화동 시유지 2만4000여 m²를 담보로 대출을 받겠다고 한 점, 하수처리시설 부담 책임 등 3개항을 지적했다. 이욱재 강원도 글로벌사업단장은 “레고랜드 조성은 관계 장관회의에서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정도로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교량 건설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다른 부분도 검토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레고랜드는 중도와 근화동 등 132만5399m²(약 40만 평)에 5214억 원을 들여 레고랜드 테마파크와 호텔, 아웃렛, 워터파크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용지 조성은 올해 10월, 테마파크 착공은 내년 8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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