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찾은 국제크루즈선이 가압류 조치를 당해 탑승객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5일 오전 제주외항 방파제. 4만7000t급 국제크루즈선인 헤나호가 임시 정박해 있다. 승객들은 창밖이나 갑판에 나왔지만 내리지 못한 채 마냥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는 상태다.
중국 톈진(天津) 항을 출발한 헤나호는 13일 오전 7시경 제주항에 도착해 관광을 마친 뒤 당일 오후 4시경 인천항으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3일째 발이 묶였다. 홍콩의 채권사인 S사가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제주지방법원에 중국 H사가 보유한 헤나호 가압류 조치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법원 집행관은 헤나호에 대해 ‘감수 및 보존’ 조치를 내렸다. 감수는 선박이 이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처분이다. 채권자가 청구한 금액은 30억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헤나호 가압류 조치로 승객들은 배 안에 갇힌 신세가 됐다. 헤나호에는 승객 1659명과 승무원 861등 모두 2520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으로 한국인은 승무원을 포함해 3명이 있다. 출항이 늦어지자 중국인 승객 800여 명은 크루즈 여행을 포기하고 선사 측이 긴급 마련한 항공편으로 제주도를 떠나기도 했다.
채무를 안고 있는 H사는 공탁금 30억 원을 납부하겠다는 의향을 밝혔지만 법원의 집행정지 및 취소 등에 따른 절차를 마치려면 16일경 출항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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