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시 아이들 “농촌체험 재미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6일 03시 00분


직접 딴 연잎에 밥먹고… 친구들과 옥수수 따고…
유치원-초등생 농촌테마마을 인기… 고구마캐기-김장 등 계절별 프로 다양

농촌 체험을 하기 위해 경기 양주시 장흥면 삼산리 천생연분마을을 찾은 서울의 초등학생들이 직접 딴 연잎으로 연잎밥을 만들어 먹고(위쪽 사진), 옥수수를 따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농촌 체험을 하기 위해 경기 양주시 장흥면 삼산리 천생연분마을을 찾은 서울의 초등학생들이 직접 딴 연잎으로 연잎밥을 만들어 먹고(위쪽 사진), 옥수수를 따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경기 양주시 장흥면 삼산리 천생연분마을. 서울에서 온 초등학생 20여 명이 마을의 정보센터에 삼삼오오 둘러앉았다. 잠시 후 깨끗이 씻은 연(蓮)잎 한 장이 아이들 접시 위에 한 장씩 놓였고 그 위에 찹쌀밥이 올려졌다. 연잎은 마을 옆 연잎 밭에서 아이들이 직접 땄다. 아이들은 밤 대추 잣 단호박 호박씨 팥 콩 등을 하나둘 골고루 뿌리고 연잎을 예쁘게 접었다. 이제 밥솥에 찌기만 하면 맛있는 연잎밥이 된다.

밥이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인근 옥수수 밭으로 나갔다. 비닐을 하나씩 받아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좁은 시골 비포장길을 한 줄로 조심조심 걸었다. 군데군데 물구덩이를 폴짝폴짝 뛰어넘으며 장난을 치는 모습은 영락없는 시골 아이들이다. 자기 키보다 큰 곳에 매달린 옥수수를 따기 위해 발뒤꿈치를 들고 팔을 치켜 올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내 것이 더 크지?” “내가 더 많이 땄다”며 우기기도 했다. 이승주 군(11)은 “농촌은 심심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차가 없어 위험하지도 않아 친구들과 놀기에 최고”라고 말했다.

최근 천생연분마을처럼 도시에서 자란 유치원생,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농촌 체험 마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군 등도 서울 은평구 증산동 주민자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농촌마을을 체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도시에서만 자란 아이들은 연꽃을 이용한 연잎밥 짓기부터 골프 카트 타기, 옥수수 따기, 꽃을 화분에 옮겨심기, 견지낚시, 물놀이 등 하루 동안 농촌 문화를 한껏 체험했다.

31가구 75명이 사는 천생연분마을은 주민 공동체가 운영하는 농촌 체험을 위한 영농법인 마을이다. 서울에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데다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있어 1년 내내 체험객들로 붐빈다. 이곳에서는 연잎밥이나 연 가공품 만들기, 천연염색, 활쏘기, 경단 만들기, 단청 그리기, 자전거 하이킹, 도자기 만들기, 꽃 화분에 옮겨심기 등을 1년 내내 즐길 수 있다. 봄(텃밭 가꾸기·미꾸라지 잡기), 여름(옥수수 따기, 감자 캐기, 미꾸라지 잡기, 견지낚시), 가을(고구마 캐기·무 배추 뽑기·수세미 만들기), 겨울(썰매·김장 체험·연 날리기) 등 계절별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당일 체험은 1만5000∼2만 원, 1박 2일 체험은 4만5000∼5만 원. 예약은 1주일 전에 해야 한다.

서울시가 최근 초중고교 대학생(9∼24세) 1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지금까지 농촌 체험을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747명(57.8%)이 ‘경험 없다’고 답했다. ‘경험 있다’고 답한 546명(42.%)도 대부분 시골·외가·친척집 방문(42.6%) 등을 통해 체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천생연분마을 고세영 대표는 “도시에서만 자란 아이들이 농촌을 이해하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북부 지역에서 천생연분마을처럼 농촌 체험을 테마로 운영하고 있는 마을은 모두 12곳. 마을별로 도자기 만들기, 초콜릿·치즈·와인·두부 만들기, 미꾸라지·우렁이 잡기, 숲 생태 체험, 농산물 수확, 래프팅, 승마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천생연분마을#농촌 체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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