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역사왜곡 논란을 불러온 한국사 교과서와 관련해 교학사가 16일 입장을 발표했다. 교학사는 입장발표를 통해 "발행을 포기하려 했지만 저자와 합의에 실패했다"며 저자와의 협의와 관계 기관의 방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교학사 양진오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교학사 입장 발표를 했다.
양 사장은 "우리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발행자로서의 권리를 포기하고 싶다는 강한 뜻을 저작권자인 저자에게 거듭 전달했다"며 "하지만 교과서 검정 절차상 출판사가 최종 합격한 검정교과서에 대한 출판권을 일방적으로 포기할 수 없게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주 저자와 장시간 진지하게 협의를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본의 아니게 논란과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최근 출판업계도 힘든데 우리에 대한 여론이 너무 시끄럽고 불매운동 얘기 등도 계속 나와 정말 출판을 포기하고 싶다"며 "하지만 저자의 동의 없이는 출판사가 마음대로 발행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참고서 같은 것은 출판사가 갑, 저자가 을이지만 교과서만큼은 저자가 갑, 출판사는 을이다"며 "우리는 이 문제에서만큼은 철저하게 약자라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앞으로 저자와의 협의 및 관계 기관이 밝힌 방침과 검정 절차에 따르고자 한다"며 "그에 따른 어떠한 결과라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합격이 되든 불합격이 되든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1일 교학사의 교과서를 비롯해 최근 검정 합격한 한국사 교과서 8종을 다음 달 말까지 모두 수정·보완키로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수정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교육부는 해당 교과서의 검정합격을 취소할 수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교학사 간부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다.
김호영 홍보이사는 "우리가 한국사 한 책만 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많이 욕을 먹고 있다"며 "한국사 외에 다른 교과서 개발 비용까지 300억 원 이상을 들였는데 손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정치권까지 나서 자신들의 교과서를 비난하는 것에 대한 서운함도 내비쳤다.
이승구 부회장은 "만 51년 정도 이 분야에서 일을 해 왔는데 이렇게 정치권에서 교과서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학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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