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학성동으로 도둑 이전” 반발… 재이전 성사 안되면 등교거부 계획
관찰소측 “법적절차 따라 옮겼다”
강원 춘천보호관찰소 원주지소가 학성동으로 이전한 것에 대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주민들로 구성된 ‘춘천보호관찰소 원주지소 학성동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는 16일 오전 7시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둑 이전 행위 규탄 및 재이전 촉구’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이날 원주지소 직원들의 출근도 저지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이 경비에 나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춘천보호관찰소 원주지소는 일산동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앞 상가 건물을 임차해 입주해 있다가 법무부와 협의를 거쳐 지난달 학성동의 옛 춘천지검 원주지청 청사로 이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하는 한편 거리 곳곳에 재이전 촉구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원주시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주민들이 이 시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범죄 피해 우려 때문이다. 원주지소에서 100여 m 거리에 중앙초교와 학성중 등 2개 학교가 있고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주택가가 밀집해 보호관찰 대상자들로 인한 범죄 발생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대책위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등교 거부 등 대응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한기석 대책위원장은 “재이전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등교 거부는 물론이고 법무부 항의 집회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춘천보호관찰소 원주지소 측은 법적 절차에 따라 이전한 만큼 재이전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원주지소 측은 주민들이 보호관찰소를 기피시설로 인식하는 것은 시설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곳에서는 보호관찰 대상자들을 1개월에 1∼3회 출석시켜 교육 및 지도 감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원주지소는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 주변에 폐쇄회로(CC)TV를 추가 설치하고 하교시간대인 오후 1∼4시경에는 보호관찰 대상자들을 출석시키지 않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원주지소 관계자는 “기존 도심 한복판에 10년간 있을 때도 특별한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다”며 “원주지소가 관리하는 보호관찰 대상자는 520명이지만 대부분이 교통사범이나 단순 절도 등 경미한 범죄자이며 성폭력 등 흉악범은 1%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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