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교수협 추천위 구성 갈등…청주대 김윤배 총장 4선 연임 도전
평가 설문조사 놓고 집안싸움 격화
충북도내 대학들이 신임 총장 선출 방식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17일 도내 각 대학에 따르면 충북도립대는 11월 29일 임기가 끝나는 현 연영석 총장(62)의 후임을 뽑기 위해 25∼30일 차기 총장 후보를 접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구성된 총장임용추천위원회(총추위)를 놓고 교수협의회와 학교 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대립하고 있다. 총추위는 충북도지사에게 2명 이상의 후보를 추천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번에 구성된 총추위는 보직 교수와 학과장 14명, 교직원과 학생 각 1명, 외부 인사 6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교수협의회 측은 “사전 협의나 여론 수렴 없이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총추위를 구성해 객관성을 잃었다”며 “총추위를 해산하고 교수회를 소집해 전체 교수와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한 총장추천 임용규정을 먼저 만들라”고 촉구했다. 조동욱 교수협의회장(55)은 “과거 3차례의 총장 선출 과정에서는 재직 교수만으로 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의견수렴 절차 없이 총추위를 구성해 형평성과 객관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 측은 최근 개정된 교육공무원법에 의거해 교무위원회의 심의를 거쳤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교무위원들은 총추위 구성안을 부결시켰다”며 “낙하산 총장이 아닌 대학을 발전시킬 인물이 총장이 될 수 있도록 학교 측과 충북도가 이 일을 처리해 달라”고 촉구했다.
도립대 측은 “지난해 관련 규정이 외부 위원을 4분의 1 이상 포함하도록 개정됐다”며 “전체 교수 38명이 모두 참여하면 총원이 40명으로 늘게 돼 회의 진행과 의사결정이 어렵게 된다”고 밝혔다. 대학에서는 2인 이상의 후보자만 추천하고 임용은 지방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의 자문으로 충북지사가 임용할 사항이기 때문에 특정인을 추천하거나 염두에 둘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청주대는 4선 연임에 도전하는 현 김윤배 총장(54)에 대한 평가 설문조사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이 대학 교수회(회장 조상)는 12일 교수와 직원들에게 김 총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A4용지 4쪽 분량의 설문지를 발송하고 25일까지 반송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설문 내용에는 ‘김 총장의 4번째 연임에 대한 생각’과 ‘총장의 제일 중요한 기준’ 등 김 총장과 관련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교수회는 결과를 분석해 대학 측에 최종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교수회의 이 같은 설문 조사에 대해 이 대학 학·처장들로 구성된 교무위원들은 “신입생 수시모집이 진행되고 대학기관인증 현장 방문을 앞두는 등 중요한 시기에 대학 구성원 간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교수회가 설문조사를 강행하면 교원 인사규정 및 복무규정에 따라 조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내홍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총추위 구성비율을 놓고 물리적 마찰까지 예상됐던 한국교통대는 16일 오후 교수회와 일반 직원협의회가 구성 비율에 합의하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이다.
양측은 총추위원 48명 중 외부 인사 12명을 제외한 36명을 교수 30명, 직원 5명, 학생 1명 등으로 하기로 했다. 또 직원 10%가 참여하는 대학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대학평의회도 구성키로 했다. 앞서 이 대학 교수회는 10일 200여 명의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외부인사 12명, 교수 31명, 교직원 4명, 학생 1명’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직원협의회는 “교수 중심으로 치러지는 총장 선출은 있을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해 왔다. 양측이 총추위 구성에 합의함에 따라 대학 측은 이달 안에 총장임용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재선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교통대는 4월 17일 제6대 총장 후보로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장관(60)을 1순위로, 이 대학 박준훈 제어계측공학과 교수(56)를 2순위로 선출했다. 하지만 총추위 운영의 공정성 문제가 터져 나오자 권 전 장관은 7월 31일 자진사퇴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총장 후보자 재추천을 교통대에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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