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풍물시장 2층 서쪽 코너에는 신범순 할머니(70·사진)가 운영하는 옷가게가 있다. 2m 남짓한 작고 초라한 매대 위에는 등산복 몇 벌만 진열됐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 할머니를 보기 위해서 일부러 이곳을 찾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 매장이 됐다.
평생 단 한번도 컴퓨터를 만져 본 적 없는 신 할머니는 지난해 11월부터 온라인에 자신의 매장을 열어 월 100만 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사연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KT가 신 할머니의 사연을 TV 광고의 소재로 사용했다. 신 할머니는 최근 KT를 비롯한 기업의 강사로도 나가고 있다. 그는 아이 넷을 키우기 위해 도배 농사 식당일 건강식품 판매 등 온갖 일을 다 했고 예순을 넘긴 2004년 동대문운동장에서 생계형 노점상을 시작했다. 동대문운동장 재개발로 가게를 지금의 자리로 옮긴 뒤 매출이 크게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위암 수술까지 했다. 불운할 것 같았던 그의 노년을 바꾼 것은 지난해 4월 KT IT서포터스로부터 배운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였다.
그는 “처음에는 치매 예방을 위한 소일거리로 컴퓨터 교육에 참가했지만 배운 대로 인터넷에서 팔아보니 쉽고 재밌었다”며 “하루 종일 가게에 손님이 없어도 전국을 상대로 인터넷에서 물건을 팔고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