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돌파구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현실적인 벽이 너무 컸어요…. 이 나이에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국내 경영전문대학원(MBA) 입학을 고민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국내 MBA 졸업생들은 의지만 확고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권한다. 졸업들은 “왜 개인 돈을 투자해 가면서 공부하세요?” “왜 타이트한 삶을 살려고 하세요?”라는 주변의 회의적인 질문을 떠올리면서 “지금은 다들 저를 부러워하고 있다”며 웃는다.
리더십 함양, 다양하고 우수한 인적 네트워크, 현장 중심 커리큘럼…. 졸업생들이 말하는 국내 MBA의 강점들이다. 국내 대학에서 MBA를 한 3명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몰랐던 꿈을 발견하다
2010년 가을까지 박현희 씨(27·여)는 꿈도 딱히 없었고 소속도 없는 자신의 상태가 답답했다. 기계적으로 스펙만 쌓는 일도 신물이 났다. 하지만 취업을 위해 경영 실무지식을 좀더 쌓아야 했다. 한국외국어대 MBA가 질은 높은 데 비해 등록금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을 알게 돼 선택했다. 큰 기대 없이 출발했지만 이 선택은 그의 인생을 바꿔 놨다.
한국외국어대 MBA는 MBA 수업 외에도 연구에 특화된 일반 대학원의 경영학과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그는 소비자행동론 수업을 들으며 소비자행동과 관련된 산학협동을 통해 실무를 경험하고 이론 연구도 병행했다. 박 씨는 “실무도 재미있지만 연구하는 것이 내 적성에 더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수업마다 학생 수가 10명 미만이어서 교수와 학생 간 긴밀한 소통이 가능했던 것도 그에게 큰 기회로 다가왔다. 교수와의 일대일 면담 지도를 통해 연구자의 꿈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었다. 그는 현재 한국외국어대 경영학부에서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박 씨는 “양질의 강의에 비해 파격적인 등록금, 재학생 절반 이상이 장학금을 탈 수 있도록 돼 있는 제도도 큰 장점”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집안 형편상 경영대학원 진학은 꿈꿀 수 없었지만 등록금이 다른 대학원에 비해 싸고 장학금 제도도 충실해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학부를 졸업하고 사회 경험이 없이 바로 대학원에 진학한 박 씨에게 여러 실무진과 최고경영자들을 만나고 실무적인 지식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은 가장 큰 매력이었다. 박 씨는 “이런 특혜가 가장 잘 적용되는 분야가 인사·조직 분야였다”고 말했다.
박 씨가 제출했던 석사학위 논문은 얼마 전 ‘한국 국제경영 관리학회’ 최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 그는 “MBA로 내 꿈을 찾았다. 이제 그 꿈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려고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경영학의 벽을 뛰어넘다
신민재 씨(36)는 학부 때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장생활로 쌓아온 실무 경험을 접목해 경영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다양한 산업과 기업들의 경영 사례를 학습하고 싶어 고려대 MBA 진학을 결심했다. 그는 다양한 직군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 인재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고 싶었다. 또 경영학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임 교수를 두고 있는 고려대 MBA 과정을 선택했다.
신 씨는 “다양한 경영사례를 배우고 응용해 업무역량이 강화됐고 더 넓은 관점에서 의사결정 능력이 길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MBA와 비교했을 때 국내 MBA의 가장 큰 장점은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경영사례를 균형 있게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현업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전문가들과 국내외 기업들의 경영사례를 직접 공유하며 학습해 나갈 수 있는 것이 큰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이베이코리아에서 AD기획팀 차장으로 근무하며 수익모델을 기획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신 씨는 회사 안에서 국내 MBA 출신에 대한 평가에 대해 “고용주의 측면에서도 이러한 국내외 최신 트렌드 및 경영사례를 인지하고 있고 다양한 회사의 인재들과 네트워크가 형성된 MBA 출신 직원을 선호한다”고 소개했다.
신 씨는 국내 MBA 진학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MBA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씨는 “경영학 비전공자로서 무역 및 마케팅 분야를 거쳤기에 전문 경영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 진학을 결심했다. 국내 MBA 진학을 고민한다면 분야와 전문성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원하는 일을 찾아내다
김미선 씨(27·여)는 대학 졸업 후 2년 3개월 동안 한국후지제록스에서 대전·충청 지역 관공서 담당사원으로 입찰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마케팅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세운 뒤 과감히 회사를 그만뒀다. 더 늦기 전에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경영학 비전공자로 경영 전반을 폭넓게 다룰 수 있는 동국대 MBA 진학을 결정했다. 2010년 동국대 MBA에 진학해 복수학위로 미국 텍사스주립대 MBA를 2012년 여름 졸업했다. 졸업 후 2013년 1월에 KT&G에 입사했다.
그가 동국대 MBA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텍사스주립대와의 복수학위제도였다. GMAT 면제라는 혜택이 있었고 동국대의 모든 수업이 100%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미국 수업을 어느 정도 먼저 경험하고 기초를 다질 수 있었다. 복수학위를 통해 텍사스주립대 MBA 과정에 입학하게 되면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 중의 하나였다.
김 씨는 “이 제도로 해외 MBA의 만만치 않은 경비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다. 나만의 경쟁력을 쌓을 수 있어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자평했다. 김 씨는 MBA 졸업 이후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다양한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대학을 졸업해서 직장에 자리를 잡았다고 해서 인생의 모든 것이 결정되고 완성된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본인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김 씨는 “국내 MBA 과정에서 비전공자들도 쉽게 경영의 전반적인 지식을 쌓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한 만큼의 결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은 2004년 설립 당시부터 융합형 인재 양성을 교육이념으로 세워진 경영전문대학원으로 유명하다.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과학 등의 과학을 경영에 접목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경영인재를 양성하는데 주력한다.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설립된 만큼 특화된 산업분야에 경영을 접목해 학문간 융합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무형자산 분야에 더욱 특화된 대체투자, 산업보안, 영업혁신 등과 같은 국내 최초의 MBA 과정을 신설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만의 커리큘럼으로 기업가치의 핵심인 혁신기술, 브랜드, 노하우, 지식재산 같은 무형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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