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판폭행 교사’ 교권보호가 우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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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측 징계 대신 교권보호委 열어
학부모 “사과없이 담임만 물러나” 반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폭언 폭행을 일삼았다며 학부모들이 담임교사를 고소한 이후 학교 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본보 26일자 A12면 초등 1학년에 식판 휘두른 담임

학교는 26일 오후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긴급 대책을 논의했다. 해당 위원회는 주로 교사의 교육권을 침해한 학생이나 학부모에 대한 선도 조치를 논의하는 기구다. 교사 징계와는 무관하다. 피해 학부모들은 당일까지 위원회 소집 소식도 몰랐다. 학부모 이모 씨(43·여)는 “담임교사의 사과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는데도 학교 측에선 초기부터 ‘더이상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교권 침해’라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며 “피해자에 대한 해명보다 교권 보호가 우선이냐”고 반문했다.

교육청 진상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는 26일 학교에 방문해 문제가 된 학급을 둘러본 뒤 교감에게 당시 정황 정도만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이 실제로 있었는지, 당시 장면을 봤는지 등을 학급 아이들에게 묻지도 않았다. 그는 “부모가 (식판으로 맞았다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증빙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또 과거의 폭행 폭언 피해에 대해서는 “(해당 교사와) 그런 부분에 대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문제가 된 담임교사는 장학사의 권고와 학교 측 결정에 따라 해당 학급의 담임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 교사의 수업권은 그대로 유지되고 정상 출근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이 사건을 축소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 대표 정모 씨(42)는 “문제 교사가 다른 학급을 맡을 경우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식판폭행 교사#학부모#교권보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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