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서울 시내에서 국군의 날 기념 시가행진이 벌어지기 수시간 전인 1일 오전 6시. 한 남성이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 ‘형제의 상’ 앞에 섰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이었다. 다만 ‘우리는 전쟁을 기념한다/KOREA CELEBRATES THE WAR’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어 중요 부위는 가려졌다.
나체 시위를 벌인 이는 강의석 씨(27). 그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군대는 ‘무장’을 상징한다. ‘무장’의 반대는 ‘비무장’이다. 나는 알몸이 ‘비무장’을 상징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체 시위를 벌였다”며 “내가 추구하는 평범한 행복을 방해하는 제도, 규칙 등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4년 서울 대광고에 다니다 학교 측의 ‘종교 강요행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단식투쟁을 해 퇴학처분을 받았다가 같은 해 서울대 법학과 수시2학기 전형에 합격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2010년 6월에는 병역을 거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2008년 국군의 날 기념 시가행진 때도 알몸으로 뛰어들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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