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법정공휴일로 부활한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한글의 가치를 패션과 디자인, 예술로 재탄생시키는 행사가 ‘2013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충북 청주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한글날은 1949년에 공휴일로 지정됐지만 1991년 국군의 날(10월 1일)과 함께 공휴일에서 빠졌다가 지난해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일부 개정을 거쳐 공휴일로 다시 지정됐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와 청주시문화재단은 한글의 가치를 세계화하고 예술 가치로 발전시키기 위해 디자이너 이상봉 씨의 한글 패션쇼와 특별전, 한글 캘리퍼포먼스, 이외수 씨 초청 강연 등을 마련했다.
8일 오후 7시 청주시 상당구 내덕2동 옛 청주연초제조창 2층에서는 ‘세종대왕과 한글, 미를 탐하다’를 주제로 한 디자이너 이상봉 씨의 한글 패션쇼가 열린다. 이 씨는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 홍보대사다.
쇼는 한글을 문화상품과 디자인, 예술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기존의 패션쇼를 뛰어넘어 춤과 음악, 퍼포먼스 등이 합쳐진 행사로 진행한다. 이날 패션쇼에서는 배우 구혜선 등을 비롯한 모델 40여 명이 한글로 디자인된 옷을 입고 화려한 군무(群舞)를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쇼 관람 희망자는 ‘세종대왕’이나 ‘비엔날레’를 주제로 한 4행시를 써 비엔날레 페이스북이나 홈페이지에 올리면 선착순 100명을 초청한다.
디자이너 이 씨는 2007년 청주시가 서울 인사동의 쌈지길에서 공예품 판매장을 운영할 때 우연히 들렀다가 청주지역 규방공예 동아리의 작품을 구입하면서 청주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자신의 패션쇼에 조각보를 응용키로 하고 청주시에 협조를 부탁했다. 이후 청주시민 동아리의 참여를 통해 서울역 특별쇼, 런던 특별전 및 패션쇼, 이상봉 30년 특별전 등에 이를 소개했다.
20일까지 같은 장소에서는 ‘이상봉 한글 특별전’이 열린다. ‘한류, 예술로 물결치다’를 주제로 한 이 전시에는 이 씨가 한글, 단청, 창살 등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최근 만든 작품 100여 점이 등장한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조각과 미디어 등 설치미술 기법을 병행해 패션과 공예, 디자인, 디지털 등이 융복합된 새로운 전시문화를 보여 줄 예정이다. 또 조각가 이종희, 공간연출가 김중석, 맵시가꿈이(스타일리스트) 서영희, 미용사(헤어디자이너) 오민 씨 등이 참여한다.
한글날인 9일에는 소설가 이외수 씨가 ‘한글과 공예, 그리고 직지’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 또 한글 애호가이자 서예가, 캘리그래피스트로 활동 중인 바우솔 김진호 씨와 솔뫼 이휘영 씨가 한글을 주제로 한 캘리퍼포먼스를 보여 준다. 캘리그래피는 손으로 쓴 개성 있는 글자체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춤,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우리글을 다양한 형태의 글씨체로 써 관람객들에게 진한 묵향을 느끼게 해 줄 예정이다.
이 밖에 한글 가훈 써 주기, 한글 이름 짓기, 아름다운 한글 4행시 짓기 등의 행사도 열린다. 한범덕 조직위원장(청주시장)은 “한글의 가치와 우수성을 디자인과 상품, 예술로 발전시키기 위해 디자이너 이상봉 씨와 연계한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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