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은 장남석 교장은 이렇게 말했다. “수당이 더 나오는 것도,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열심히 노력해 줘서 고맙다.” 장 교장은 교사들 손을 꼭 잡아 주며 음료수를 돌렸다. 이형희 교감이 말했다. “교사들이 학생 진로 상담에 참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노고를 처음으로 보상받은 기분이라 음료수가 참 달고 시원하다.”
전북 전주에 있는 전북대사범대부설고의 7일 오전 교무회의 풍경이다. 이 학교는 동아일보의 전국 고교평가에서 전북지역 1위에 올랐다. 고교평가를 처음 실시한 2011년 13위에서 지난해 7위로 껑충 뛰더니 올해는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고교평가는 동아일보와 입시정보업체인 ㈜하늘교육이 전국 1666개 일반계 고교의 학력, 교육 여건, 학부모 선호도를 분석한 결과다.
아침 교무회의 시간이 열기를 띠었던 곳은 또 있었다. 경기 성남의 낙생고. 2년 전 5위에서 지난해 9위로 떨어졌지만 올해 절치부심해 경기 1위에 올랐다. 최준경 교감은 회의 직전 기사를 복사해 교사들에게 나눠 줬다. 학교 페이스북에는 기사 내용을 편집해 올렸다. 회의 시간에 최 교감은 “프로그램 하나라도 내실 있게 학생들을 지도하자고 교사들끼리 다짐해 왔다. 이런 부분까지 섬세하게 평가해 놀랐다. 저녁엔 오랜만에 회식을 할 예정”이라며 웃었다.
본격적인 고교 입시 시즌을 앞두고 이번 평가 결과를 학교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곳도 많았다.
충북 1위인 청원고는 2주 뒤 입시설명회를 앞두고 학부모들에게 홍보자료로 고교평가 기사를 나눠 줄 예정이다. 협의 중이지만 ‘동아일보 선정 1등’이란 플래카드를 교문에 내걸 계획도 있다.
순위가 떨어진 학교에서는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인 평가 항목 및 방식에 대한 문의도 많았다. 지난해 15위에서 4계단 순위가 떨어진 분당 영덕여고의 최진규 교사는 “주변 경쟁 학교의 순위가 우리보다 높아 좀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 “세부항목별 검증을 통해 학교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고1 학생을 둔 학부모 A 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 순위가 매년 떨어져 화가 난다. 학부모들이 불만을 표시하니 이제야 학교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아예 구별, 동별로 세분해 더 자세하게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서 시도별 상위 20위에 21곳이 이름을 올리며 선전한 자율형공립고는 정부 정책에 따라 2018년을 끝으로 일반고로 바뀐다. 경북 3위에 오른 문경의 점촌고 곽호열 교장은 “자공고 선정 1년 만에 폐지된다는 소식에 교사들 사기가 많이 떨어졌었다. 이번 평가를 계기로 ‘다시 해보자’ 하는 분위기가 됐다”고 했다. 점촌고는 이번 평가를 간추려 오후에 보도자료까지 냈다. 이 자료는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랐고 지역 언론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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