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전국 첫 ‘장애노인 요양센터’ 부산서 문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8일 03시 00분


8일 영도구 청학2동서 개원식

8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여는 부산 영도구 청학2동 파랑새노인건강센터 부설 장애노인요양센터. 부산시 제공
8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여는 부산 영도구 청학2동 파랑새노인건강센터 부설 장애노인요양센터. 부산시 제공
“이러다가 중풍이라도 오면 우리 같은 시각장애인들을 받아주는 데가 없어요. 우리에게는 그게 제일 큰 걱정이지요. 잠을 못 이룰 때가 많습니다.”(영도구 동삼3동 시각장애 1급 홀몸 노인 김모 씨·71·여)

“우린 아플 때 아무 병원이나 못 갑니다. 수화 통역사가 있는 병원은 부산에서 성모병원(남구 용호동)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내 발로 갈 수 있지만 혹시 중풍이나 치매 같은 질환이 오면 어떻게 될지….”(해운대구 좌동 청각장애 2급 박모 씨·54)

장애 노인들이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까지 앓게 되면 병원 치료조차 제대로 받기 힘들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특화된 요양서비스 지원이 필수적이다.

‘장애 노인’을 위한 맞춤형 복지 모델이 전국 최초로 마련됐다. 8일 오후 부산 영도구 청학2동 파랑새노인건강센터 바로 옆에 병상 12개 규모의 장애노인요양센터가 문을 연다. 이용 대상자는 시각, 청각, 지적, 정신 장애 노인 중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다.

이 요양센터에선 청각 장애 환자를 위해 수화가 가능한 직원을 두고 장애 유형에 맞는 물리 운동 치료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각장애 환자를 위해선 MP3 등을 활용해 치료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설이 세워지는 데는 시각장애인인 부산시의회 새누리당 소속 이경혜 의원(비례대표·56)의 노력이 한몫했다. 이 의원은 2010년 시 복지건강국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시설의 필요성을 처음 제기하면서 “부산에는 노인요양병원 3곳, 요양시설 140곳(노인요양 전문 그룹 홈 46곳 포함)이 있지만 장애 노인 전문 요양시설은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의 등록 장애인 17만388명 중 65세 이상 노인 6만4638명, 55∼64세 예비 노인이 4만2109명이란 점도 강조했다.

이후 2011년 부산복지개발원 박주홍 연구원의 주도로 실태 수요 조사 대책 등을 연구하고 40세 이상 장애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2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35세 발달장애 1급 아들을 둔 정모 씨(69·여)는 “발달장애인들은 노화가 빨라 ‘내가 죽고 나면 아들은 어디로 갈까’ 하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이제 장애인이 갈 수 있는 전문 요양시설이 생겨 큰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인성 장애와 장애 노인의 차이를 이해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이곳이 잘 운영돼 맞춤형 복지 정책의 모델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전국의 장애 노인들이 동일한 혜택을 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장애 노인#장애노인요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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