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북지역 송이 작황이 크게 나빠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생산량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난해 대비 10∼20% 수준이다. 보통 울진 영덕 등 주요 산지의 산림조합은 9월 하순에 송이를 수매하는데 10월 들어서야 수매했을 정도다. 지난해보다 최대 14일 이상 늦다. 생산량이 워낙 적다 보니 경북도내 1등품 송이 가격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로 올라 kg당 60만 원을 넘어섰다.
전국 송이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영덕지역은 출하 시기를 맞았지만 송이를 찾기 힘들다. 영덕군산림조합에 따르면 7일 하루 송이 수매량은 133kg으로 지난해 649kg의 20%에 불과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시작한 전체 수매량도 234kg. 지난해 같은 기간 7만4564kg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10년 대풍작으로 송이 공판장을 확장한 영덕군산림조합은 올해 흉작으로 일감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다. 산림조합 관계자는 “최악의 송이 흉작으로 연간 생산량 7300kg에 그쳤던 2011년 상황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울진군산림조합도 지난해보다 10일 이상 늦어진 지난달 24일 첫 공판을 시작했다. 7일 현재까지 송이 생산량은 1813kg. 지난해 같은 기간의 생산량 1만4891kg의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 봉화송이 생산량도 7일 현재까지 1813kg이며 지난해 7742kg의 23%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7∼30일 열린 봉화송이축제는 체험행사를 축소하는 등 차질을 빚기도 했다.
생산 농가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30여 년 동안 송이를 채취한 박욱 씨(65·봉화군 상운면)는 “최근 비가 내려 생산량이 조금씩 늘지만 워낙 흉작인 데다 채취기간 예측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최악의 흉작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송이의 작황 부진은 여름 고온 현상과 가을 가뭄으로 생육 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8월 영덕지역의 강우량은 89mm로 평년의 57% 수준에 그쳤다. 금강송이가 유명한 울진지역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올해 전체 강수량은 50mm로 지난해 500mm의 10%밖에 되지 않는다. 본격적인 생육시기인 지난달에도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송이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소나무 뿌리에 공생하는 송이는 습도가 높고 기온이 17∼19도일 때 가장 잘 자란다. 하지만 그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생육이 어렵다. 이달 중순이 지나면 날씨 영향으로 생산량이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송이 가격은 크게 뛰고 있다. 7일 경북도내 1등품 송이 최고 공판가격은 1kg에 62만5100원으로 지난해 37만6900원보다 40% 이상 올랐다. 1∼3등품 평균 공판가격도 41만3277원으로 지난해 31만3179원에 비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가격도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1등품 송이 기준으로 kg당 70만 원에 판매 중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물량이 없어 매주 10∼15%씩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경북도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최근 비가 왔지만 송이가 잘 자라기에는 부족하다. 이대로라면 올해 채취기간이 짧아져 생산량은 예년의 5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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