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치의학전문대학원생, 항소심서 무죄 깨고 법정구속

10세 연하 여대생을 모텔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치의학전문대학원생 A 씨(32)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는 최근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며 “1심은 피해 여성이 A 씨에게 성폭행 당한 뒤에도 같은 침대에서 상당 시간 잠을 잔 점 등에 비춰볼 때 피해 여성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 결과 두 사람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유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서울대 학부를 졸업한 뒤 다른 대학의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었다. 그는 2011년 10월경 지방에서 치의학전문대학원 진학 준비를 하던 B 씨(22·여)가 서울대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친구를 구한다는 글을 올리자 B 씨와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둘은 2011년 11월경 서울 영등포에서 처음 만나 오전 2시까지 술을 마셨다. A 씨는 “손도 잡지 않고 건드리지 않을 테니 잠만 자고 첫 차를 타자”며 B 씨를 억지로 모텔로 데려갔다. 이후 두 사람은 두 차례 성관계를 맺었다. B 씨는 A 씨가 샤워하러 간 사이 A 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도망쳤고, B 씨는 A 씨를 절도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B 씨는 조사를 받으며 성폭행 당했다고 진술하고 A 씨를 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모텔로 들어가는 과정에 B 씨가 도움을 청한 적이 없고, 강간 혐의로 고소를 하게 된 경위가 의심스럽다며 B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 씨가 수차례 진술을 번복했고,변명으로 일관하며 혐의를 부인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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