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에너지절약 설계로 50% 절감… 태양광-폐열회수로 나머지 충당
일반주택 19% 수준 전기만 사용… 국민임대주택 적용 2016년 공급
주택 지붕과 유리창 곳곳에는 다양한 형태의 태양광 전지판이 설치되고 모든 가구는 남향으로 배치된다. 건물의 전층은 태양광을 충분히 받도록 지어진다. 건물 간 이격거리는 기존 규정(남측 건물 높이의 0.8배)보다 훨씬 확대된 1.2배로 하고, 벽면 단열재 두께 역시 보통 15cm의 2배인 30cm로 건축된다. 집안에서 발생하는 음식 열, 가전제품 열 등을 재활용할 수 있는 폐열회수환기장치를 설치해 열은 회수하게 된다.
2016년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국내 최초로 선보일 ‘제로에너지주택단지’의 모습이다. 그동안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는 모델하우스나 연구 시설이 지어진 적은 있지만 실제 거주하는 주택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원구는 최장 6년간 거주할 수 있는 순환형 국민임대주택을 제로에너지주택단지로 건설해 2016년 공급한다고 14일 밝혔다. 입주대상자는 신혼부부, 대학생, 1, 2인 직장인 가구 등 도시근로자를 우선 배정할 예정이다.
단지가 들어설 용지는 1만7200m²로 현재 임시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노원구는 이곳에 △공동주택(7층) 3개 동 106가구 △단독주택 2개 동 2가구 △합벽주택 2개 동 4가구 △3층 연립주택 1개 동 9가구 등 121가구(시범용 주택 1가구 제외)를 건립한다.
일반적으로 국민임대주택(전용 59m² 기준)의 경우 난방·냉방·급탕·조명·환기 등 연간 에너지 비용으로 평균 78만7000원을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제로에너지주택단지에 거주하면 가전제품 사용에 따른 에너지 비용 연 15만 원(19%) 정도만 내면 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에너지 비용(연 63만7000원)은 전혀 내지 않게 만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건물마다 에너지의 50%를 절감할 수 있는 초에너지절약 기술을 도입하고 나머지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국내에서도 부분적인 실험은 있었지만 주택분야에서 에너지 제로를 대중화하는 것은 유럽에서나 있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은 새로운 주거 모형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로에너지주택단지는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발주한 연구개발(R&D) 사업과제였는데 노원구는 지난달 세종특별자치시, 대구시와 경합 끝에 단지를 유치했다. 사업비는 442억 원으로 노원구와 서울시가 일반 건축비 202억 원을 부담한다. 나머지 240억 원은 국토교통부 연구개발비 180억 원과 기업부담금 60억 원으로 충당된다.
주택단지가 조성되는 하계동 지역은 지하철 1, 6, 7호선이 있어 접근성이 좋다. 구는 ‘노원에코센터∼노원자원회수시설∼제로에너지 실증단지∼수락·불암산∼중랑천 생태체험관∼펠릿공장’을 연결하는 친환경 투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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