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절박함이 없는 대구시장선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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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히 대구시장 선거가 관심을 모은다. 대구지역 미래에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구시장 선거를 둘러싸고 최근 나오는 이야기들은 여전히 단순하고 구태의연하다. 무엇보다 경북도청이 내년에 안동으로 이전하는 것은 대구의 미래에 대단히 중요한데도 이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오랫동안 대구에 있던 경북도청의 경북 이전은 대구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실질적으로 분리되기 때문이다. ‘경북 대구시’는 1981년 대구시가 직할시로 분리되면서 없어졌지만 경북도청이 대구 북구 산격동에 그대로 있으면서 경북은 대구에 끌려다니는 측면이 있었다. 늘 ‘대구 경북’일 뿐 ‘경북 대구’로 표기되지 못하는 현실에 경북도가 속으로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던 현실이 사실상 올해로 끝난다.

이 같은 상황은 경북도보다 대구시에 여러 면에서 불리한 환경을 만들 게 틀림없다. 대구시는 국책사업 유치 등에 ‘지역상생’을 내세우며 경북도와 협력을 추진해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북도로서는 대구시에 끌려다니고 이용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쌓여 있다. 경북도가 이미 세종시를 비롯해 충청·강원권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구상하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코앞에 닥친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대구시장 선거는 대구가 외톨이가 되느냐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느냐를 놓고 치열하고 절박하게 진행돼야 바람직하다. 3선에 뜻이 있는 김범일 시장이 출마할 경우 그는 출마 이유와 대구 비전을 대단히 명확하게 시민에게 증명해야 한다. 3선 단체장은 지역 실정을 잘 알아 안정적으로 발전을 꾀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소극적으로 대충 임기만 채우려는 무사안일의 위험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윤순영 중구청장과 이재만 동구청장의 경우 독특한 정책으로 대구의 가치를 높인 성과를 토대로 시장 출마를 분명히 하고 있다. 바람직하지만 기초지자체와 성격이 매우 다른 광역지자체 행정과 정책을 어떻게 잘할 것인지 증명해야 한다. 대구 출신인 이인선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새 정부는 대구 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데 대구시가 전략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대구시장 출마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은 현재 대구시장의 리더십이 튼튼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라는 이유로 정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 유력하다는 분위기는 위험하다. 공천(公薦)은 정당이 아니라 유권자가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이다. 대구시장 선거 분위기가 어정쩡하고 밋밋하게 형성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예비후보들은 자신의 역량과 대구의 미래를 유권자들에게 절박하고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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