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남구 상도동 주민 김모 씨(39·여)는 16일 “이전 국회의원이 불미스러운 일로 낙마해 이번에는 좋은 후보를 위해 투표하자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30일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기대가 크다. 이 지역구 의원들이 잇따라 사법처리되면서 실망을 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당선된 김형태 전 의원(무소속)은 올해 7월 대법원 상고심에서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당선 무효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원심이 확정돼 낙마했다. 앞서 6선을 지낸 이상득 전 국회의원은 지난해 7월 저축은행 2곳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사법처리됐다.
17일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는 박명재 후보(새누리당)와 허대만 후보(민주당), 박신용 후보(통합진보당)는 서로 당선을 장담한다. 지역 민심은 박 후보와 허 후보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박 후보는 공천 경쟁을 벌였던 김순견 전 당협위원장과 백성기 전 포스텍 총장을 고문으로 영입해 선거 캠프를 꾸렸다. 박 후보는 “압도적인 승리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후보는 17일 해도동 웨딩아이린(옛 목화예식장) 주차장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이병석 국회부의장, 김기현 당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출정식을 연다.
허 후보는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등 당내 인사들의 총력 지원에 힘입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허 후보는 “지역 현안을 대결과 갈등을 넘어 통합의 정치, 협력의 리더십을 통해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17일 죽도시장 개풍약국 앞에서 출정식을 갖는다. 이날 손 고문이 참석해 지지 유세를 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지만 선거 양상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는 여론이 많다. 무소속 후보가 없는 데다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와 야권 결집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야 후보가 정책선거를 내세운 점도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 후보와 허 후보는 상대 약점을 들추기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두 후보의 고향도 가까워 불필요한 감정싸움은 표심을 잃는다는 것. 박 후보는 포항시 남구 장기면 읍내리, 허 후보는 장기면 금곡리 출신이다. 박 후보는 “지역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정정당당한 선거를 통해 신명나는 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좋은 공약과 현안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정책 선거전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공식 선거 운동은 29일까지이며 투표는 30일 오전 6시∼오후 8시, 유권자는 20만700여 명이다. 경북지방경찰청과 포항남부·울릉경찰서는 선거 과열을 대비해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을 설치하는 한편 24시간 단속체제를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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