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즐기며 배우는 영어… 시나브로 술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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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언어교육기업 EF 美 시카고-마이애미 캠퍼스 가보니

시카고 캠퍼스는 25세 성인만 등록이 가능하다. 법률가, 의사, 엔지니어 등 다양한 전문직 학생이 수업을 듣는다. 사진은 중급 수준 회화반. EF코리아 제공
시카고 캠퍼스는 25세 성인만 등록이 가능하다. 법률가, 의사, 엔지니어 등 다양한 전문직 학생이 수업을 듣는다. 사진은 중급 수준 회화반. EF코리아 제공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비치의 EF(Education First) 마이애미 캠퍼스. 국적도 나이도 제각각인 12명이 워싱턴 출신의 교사와 함께 각국의 파티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짧게는 2주, 길게는 6개월 과정으로 등록한 초급 회화반 학생들이다.

기자가 8일 오전 강의실을 찾았을 때, 프랑스 리옹 출신인 고교생 빅터는 프랑스식 발음으로 영어를 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왔다는 중년남성 마르셀로는 남미식 발음이었다. 문법이 틀리거나 발음이 어색해도 누구 하나 거침이 없었다. 칠레 출신인 페르난도가 “They have fun”이라고 말하자 교사는 “They are having fun”이라고 고쳐주었다.

EF는 52개국 지사와 460개 캠퍼스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교육기업이다. 본사는 스웨덴에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세계 각지의 캠퍼스에서 400만 명 이상이 해당 국가의 언어를 배운다. 특히 영어 교육이 주력이어서 미국 영국 캐나다의 캠퍼스에는 유럽 남미 아시아 학생이 몰려든다. 등록 기간은 1주일부터 2년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직장인은 휴가를 겸해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캠퍼스는 지리적 특징, 교육 과정, 학생의 구성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다. 시카고 뉴욕 보스턴 워싱턴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에 있는 11개 캠퍼스는 저마다 강점이 다르다. 기자가 찾은 마이애미와 시카고 캠퍼스만 해도 분위기가 극과 극이었다.

마이애미 캠퍼스는 세계적인 휴양도시답게 수업 분위기가 자유로웠다. 운동이나 클럽 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잠시 쉬는 시간에 학교 뒤뜰 수영장으로 뛰어드는 학생이 있을 정도다. 한두 달의 방학을 이용해 유럽이나 남미 고교생이 많이 찾는 여름에는 학생이 800명까지 늘어난다. 나머지 기간에는 400∼500명 정도다. 한국 학생은 10월 현재 4명. 아시아 출신은 적은 편이다.

장슬아 씨(26·여)는 다국적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4년간 일하다 이달 초 6개월 과정으로 마이애미 캠퍼스에 등록했다. 그는 “토익 공부만 했더니 외국 바이어와 영어로 말하기가 어려웠다. 승진하려면 영어 실력이 필수여서 영어에 집중하려고 한국인이 적은 곳을 일부러 골랐다”고 말했다.

시카고 캠퍼스는 25세 성인만 받는 곳이라 진지하고 학구적인 분위기다. 주로 전문직 종사자가 휴가나 휴직 기간을 활용해 한두 달씩 찾는다. 일반적인 회화 외에 법률, 비즈니스, 시험용 문법, 커리어 강연 같은 전문적인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크리스토퍼 매코믹 EF 리서치부문장은 EF의 교육 목표는 영어 자체가 아니라 언어의 장벽을 넘어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처럼 문법을 강조하지 않고 미국식 발음을 고집하지 않는 이유다.

마이애미 캠퍼스의 학습책임자 린지 씨는 “전 세계의 다양한 인종이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글로벌 무대에서 영어를 잘 쓰려면 어떤 영어든 알아듣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문법 읽기 쓰기가 다 되는데 말하기를 유독 어려워한다. 발음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 있게 의사를 표현하는 게 진짜 영어 실력”이라고 조언했다.

마이애미·시카고=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F#영어#문화#문법#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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