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와르셸 “노벨상 발표후 한국서 첫 대중강연… 더 떨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 올 노벨화학상 와르셸 e메일 인터뷰

“항상 도전할 가치가 있는 어려운 문제만 선택해서 그런지 연구의 모든 단계마다 장애물을 만났습니다. 제출한 논문이 거절당하고 돌아온 적이 수없이 많습니다. 한국의 과학도 역시 어려운 문제에 대한 도전을 즐겼으면 합니다.”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아리에 와르셸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 교수가 한국의 과학자와 꿈나무 과학도에게 주는 메시지다. 와르셸 교수는 28, 29일 이틀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리는 ‘슈퍼 히어로와 함께하는 미래과학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

미래과학 콘서트 주제는 ‘과학의 개척 시대: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 와르셸 교수는 29일 오전 10시 20분부터 20분간 ‘복잡기 관계와 프로세스의 다중척도 모델링’을 주제로 강연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와르셸 교수는 방한에 앞서 20일 동아일보와 단독 e메일 인터뷰를 갖고 “(노벨상을 받아서) 현재 매우 행복하고 흥분된다. 아직도 노벨상 수상의 기쁨이 가시지 않았다”며 “미래과학 콘서트가 노벨상 수상 발표 뒤 첫 번째 대중 강연이라 더 떨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벨상을 받은 비결은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에서도 ‘과학자로서의 도전’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노벨상 수상자의 논문이 거절당한 적이 있다는 말을 믿기 힘들다는 기자의 질문에 “못 믿겠다면 거절당한 논문을 한 편 보내줄 수도 있다”고 재치 있게 답변했다.

와르셸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마르틴 카르플루스 교수, 스탠퍼드대 마이클 레빗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 화학상을 공동수상했다. 직접 실험하지 않고도 고분자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참(CHARMM)’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참은 현재 화학, 생물학, 소재공학, 신약개발을 비롯해 분자구조를 연구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특히 와르셸 교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진 분자의 움직임을 한 번에 계산하기 위해 양자역학과 뉴턴 역학을 조합하는 독특한 발상을 처음 제기한 과학자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당시 효소를 연구하고 있었는데 기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는 도저히 원하는 계산을 할 수 없었다”며 “연구는 해야 되는데 프로그램은 없어서, 할 수 없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뉴턴 역학을 접목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도전했더니 결국 컴퓨터를 이용해 화학을 연구하는 분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다.

와르셸 교수는 고려대와의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의 과학자들과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다. “한국에 훌륭한 과학자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 그들과 만나서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돼 기쁩니다.”

변지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here@donga.com
#와르셸#노벨 화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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