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졸 취업시장뿐 아니라 고졸 취업시장도 좋은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와 주요 기업체들이 고졸 채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실력과 눈높이도 함께 높아지면서 대기업과 공기업,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등 좋은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벌어지는 것. 대졸 구직자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이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에 진학했으니 졸업하면 어떻게든 취업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다가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여기 고졸 구직자들에게 역할모델이 되어줄 취업 선배 3인이 있다. 올해 직원 채용에서 20%를 고졸 출신으로 선발한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여성가족부 산하)에 회계담당 정규직 직원으로 취업한 김혜영 씨(21·서울 대동세무고 졸업), 그리고 국립김제농업생명체험센터에 식물재배사로 취업한 전두루 씨(19·전남생명과학고 졸업)와 조리사로 취업한 강재언 씨(23·경기 덕계고 졸업)가 그 주인공. 이들이 전하는 취업 성공 비결을 소개한다. 》
직무 관련 봉사활동을 하라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교 1학년 때 자신이 취업할 분야를 명확히 정한 뒤 2, 3학년 때 해당 분야가 요구하는 자격증과 실무능력 등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취업을 고민하는 고교생 중 상당수는 자신이 전공하는 분야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관심사가 너무 다양해 어떤 분야에 취업할지 정하지 못하는 학생도 많다. 자신에게 잘 맞는 세부 직종이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봉사활동 기회를 이용해 관련 직종을 두루 체험할 수 있다.
강재언 씨는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음식을 베푸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급식 전문 조리사의 길을 택했다. 강 씨는 고교 시절 수시로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만들어주고 평가를 받아보는 식으로 요리사의 꿈을 키웠다. 강 씨는 “요리사 일을 체험해보고 싶다면 무료급식이나 도시락 배달을 하는 봉사활동 현장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고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면서 일의 흥미나 보람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두루 씨는 “농업 분야에 취업을 희망할 경우 관심 있는 분야를 4, 5개로 압축한 뒤 해당 분야의 농가를 찾아가 일손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면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경험이면 끝? 전문지식 갖춰야
고졸 학생들은 전문대를 졸업한 학생들과 취업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전문대 등 대졸 학력을 갖춘 구직자에게도 밀리지 않는 취업경쟁력을 갖추려면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을 쌓는 노력이 필수다.
김혜영 씨는 고3 때 전산회계 1급과 문서실무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졸업 후에는 전산세무 2급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법인세를 집중 공부하는 등 실무능력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
김 씨는 “세무·회계 관련 법규를 공부하기 위해 화장실에서도 벽에 포스트잇 메모지를 붙여놓고 법규마다 다른 공소시효와 납부기한을 암기할 정도로 1년간 고시생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면서 “세법 회계 전산세무 등을 공부할 때 특정 용어나 개념이 나오면 그 내용을 공부한 교재의 해당 페이지를 통째로 머릿속에서 떠올릴 정도로 반복해 공부했다”고 말했다.
공모전이나 각종 대회에 적극 참여하면 수업시간에 이론으로 배운 지식과 기술을 직접 적용해보는 과정을 통해 실력을 키울 수 있다. 고교 2학년 때 전남지역 ‘영농학생(FFK)전진대회’에 출전해 최우수상을 받은 전두루 씨는 버섯 종균을 나무에 심어 배양하는 전 과정을 일지에 기록하고 보고서를 만들면서 농업 실무기술을 익혔다.
장점에 집중하라
고교를 막 졸업한 구직자들은 표현력이 부족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자신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졸 구직자와 경쟁을 벌일 때는 실무경험을 갖춘 자신의 장점에 초점을 맞춰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학력에 대한 불필요한 콤플렉스를 가져선 안 된다.
실제로 고졸 구직자 중에는 고졸임을 단점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비록 대학은 나오지 못했지만…’처럼 부정적인 뉘앙스와 방어적인 태도로 답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김혜영 씨는 “한 기업 채용면접에 ‘대졸자와 비교할 때 자기소개서에 다소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지원서류에 자신의 강점을 충분히 보여주려면 평소 책을 꾸준히 읽고 글을 많이 써보면서 표현력과 어휘력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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