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 점검]SK인천석유화학 공장증설 논란에 정치권 책임 떠넘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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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인천시당 “이학재 前서구청장이 증설허가”
새누리 인천시당 “전년성 現서구청장이 건축허가”

22일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 정문 건너편 인도에서 석남동 주민 200여 명이 공장 증설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석남동과 청라국제도시 등 서구 주민들은 이 공장에서 유해물질이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22일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 정문 건너편 인도에서 석남동 주민 200여 명이 공장 증설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석남동과 청라국제도시 등 서구 주민들은 이 공장에서 유해물질이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21일 오전 9시경 인천 서구 연희동 서구청 본관 3층 소회의실에 인천시 감사팀 직원 10여 명이 들어섰다. 시 감사팀은 인천 서구 원창동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공장 증설과 관련해 위법 사항을 발견하고 이날 정밀 감사에 착수했다.

시 감사팀은 이날 공장 증설 관련 부서인 서구 경제지원과, 환경보존과, 건축과에 서류와 답변을 요구했다. 시 감사실 관계자는 “2006년 이뤄진 SK인천석유화학 증설 허가와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 도시계획변경사항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팀에는 이례적으로 외부 전문가가 포함됐다. 전문가의 감사 참여는 정치권으로부터 공정성과 전문성 논란에 휩싸이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의 감사 결과는 SK인천석유화학(인천 서구 원창동 소재)의 공장 증설을 둘러싼 논란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진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

시는 그동안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증설을 투자유치 성공 사례로 알렸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7월 1일 이 회사 창립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20만 t 생산하고 있는 벤젠 생산 시설을 50만 t 규모로 늘리고, 기존에는 생산하지 않았던 파라자일렌(PX·연간 130만 t)을 생산하는 공장 증설을 내년 4월까지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7월 중순부터 발암물질인 벤젠과 자일렌 등 유발 가능성과 폭발위험 등이 있는 석유화학 제품의 공장을 증설해 줬다는 환경단체와 주민 주장이 나오자 정치 쟁점으로 부상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인천 서-강화갑)과 재선을 노리는 송영길 인천시장, 재선 구청장에 도전하는 민주당 전년성 서구청장 사이에 미묘한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우선 공장 증설 허가는 이 의원의 서구청장 재임 시절인 2006년에 이뤄졌다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 공장 증설 허가 후 공장 건축에 관한 인허가는 1월 민주당 소속인 전 서구청장이 해줬다.

민주당은 이 의원이 2006년 공장 증설 허가를 해주지 않았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증설이 적법 절차에 따라 이뤄졌으며 건축 허가를 내준 전 구청장이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송 시장 측은 이 의원이 구청장 시절 허가해 준 공장 증설의 행정절차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감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새누리당은 내년 시장 출마가 예상되는 이 의원을 겨냥해 표적 감사를 시가 진행한다고 비난했다.

시는 SK인천석유화학의 PX 공장 증설과 관련해 공장 내 가열기, 여과기 등 일부 부대 및 생산제조시설 20기를 무단 축조한 사실이 발견돼 감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0, 11일 이 공장의 증설 인허가 관련 자료 검토 결과 위법사항을 발견해 감사가 필요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서구는 뒤늦게 SK인천석유화학을 건축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어 해당 시설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 상태다.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증설을 둘러싼 문제는 감사 결과를 놓고 다시 정치 쟁점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앞에서 시위를 벌인 김모 씨(34)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는 논쟁을 중단하고 정치권이 주민들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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