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유영호 씨(48)의 작품 ‘그리팅맨(인사하는 사람)’ 2호가 강원 양구군 해안면 통일관 앞에 설치돼 26일 제막식이 열린다. 그리팅맨은 한국식으로 머리 숙여 인사하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평화, 화해, 만남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자동차용 도료를 입혔으며 높이는 6m. 양구군이 재료비와 장소를 제공하고 유 씨는 4개월간의 작업 끝에 그리팅맨을 완성해 양구군에 기증했다.
그리팅맨은 3.5m 크기의 작품이 경기 파주시 헤이리 등에 설치돼 있지만 6m 크기는 지난해 10월 24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설치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작품이다. 유 씨가 우루과이에 그리팅맨 1호를 설치한 것은 자신이 추진 중인 ‘글로벌 프로젝트’를 한국에서 가장 먼 지구 반대편에서 시작하자는 의미였다.
유 씨는 우루과이에 기증한 그리팅맨 1호를 만들기 위해 2011년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 30cm 크기의 그리팅맨 1000점을 전시 판매했다. 양구의 2호 제작 경비도 우루과이에서 같은 방식으로 마련하려고 했지만 한국과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판매 여건도 마땅치 않아 양구군으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는 방식을 택했다.
그리팅맨 2호 설치 지역을 양구로 택한 이유는 이곳이 유 씨의 고향이기 때문. 해안면은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던 격전지이기도 하다. 해안면은 분지형으로 이뤄진 지형의 생김새가 화채 그릇과 닮았다고 해서 펀치볼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마을. 비무장지대(DMZ)와 인접한 곳에 설치된 그리팅맨은 장차 남북이 서로 인사하고 화해하며 평화의 길로 나아가자는 염원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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