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중생 1년넘게 성추행한 40대 징역5년 선고

출근길 지하철서 기다렸다 몹쓸짓

여중생 A 양(15)의 등교 시간은 ‘악몽’ 같았다. 경기 의정부시 지하철 1호선 회룡역에서학교 인근 역까지 전철 소요 시간은 불과 9분.

지난해 5월 중순 오전 8시 20분경 A 양이 객차에 올라탄 직후 낯선 40대 남자가 치마와 다리를 만졌다. 내성적인 성격의 A 양은 너무 놀라 아무런 반항을 하지 못했다. 그 후 이 남자를 객차 안에서 만나는 일이 잦아졌다. 남자는 지하철 승강장에서 A 양을 기다렸다 따라 올라탔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A 양을 성추행한 것만 30여 차례. 올해 초 A 양이 친구와 함께 등교하기 시작하면서 남자의 범행은 잠시 중단됐지만 올해 6월 A 양이 혼자 등교하는 것을 보고는 또다시 성추행을 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엔 지하철역에서 내린 A 양을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가 성폭행을 시도했다. 그러다 결국 6월에 성추행 장면을 목격한 승객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에 붙잡힌 남자는 42세의 회사원 이모 씨였다. 전과도 없고 버젓한 가정이 있는 가장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학생이 크게 저항하지 않아 범행을 계속했다”고 했다. A 양은 “처음에는 너무 당황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며 “수치심이 들었지만 부모님이 걱정할까 봐 두려웠고 보복이 무서워 신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북부지법은 1년 넘게 여중생을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6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