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사대문과 사소문의 이름은 모두 세 글자인데 유독 동대문만 ‘흥인지문(興仁之門)’으로 네 글자일까. 사대문을 축성할 때
유독 ‘흥인문’ 때문에 속을 썩였다. 도성 물이 빠져 나가는 동쪽의 지반이 약해 석축이 기울어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해야 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동대문을 통해 도성으로 입성하자 ‘좌청룡(낙산)의 기세가 약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
때문에 1869년 고종 때 ‘흥인문’을 다시 지으면서 이름에 산맥을 뜻하는 ‘갈 지(之)’ 자를 넣어 좌청룡의 약한 기운을
보강했다고 한다. 도성 문의 현판 가운데 숭례문만 세로로 씌어 있는 것 역시 관악산의 화기(火氣)를 누르기 위한 풍수지리학적
조치였다. 이 때문인지 임진왜란과 6·25전쟁도 무사히 넘겼지만 2008년 2월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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