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릉군이 ‘울릉도 명이’ 지키기에 나섰다. 울릉도에는 나물이 많지만 ‘명이’는 울릉도 주민의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는 애환이 스며 있다.
명이는 130년 전인 1883년 울릉도 개척 당시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에 울릉 주민의 끼니나 다름없었다. ‘명이’라는 말은 이 나물을 먹으면서 ‘명(목숨, 생명)을 이었다’는 뜻에서 생겼다. 영양이 풍부한 데다 이른 봄 눈 속에서 돋아나는 나물이 강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육지에서는 산마늘로 불린다.
울릉군은 이달 울릉도 명이 영농조합법인을 창립한 데 이어 ‘울릉도 명이’를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상품의 특징이 원산지에서 생겼을 경우 원산지 이름을 상표권으로 인정하는 제도)으로 특허청에 출원했다. 28일에는 군청에서 울릉도 명이를 보존, 발전시키기 위한 보고회를 열었다. 울릉도 명이는 연간 450만 t가량 생산된다. 반찬으로 즐겨 먹는 명이절임은 연간 판매액이 400억 원가량이다.
울릉군이 명이 지키기에 나선 이유는 육지에서도 재배가 이뤄지면서 울릉도 명이처럼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울릉군 산림조합 관계자는 “울릉도 명이 종자가 육지로 반출돼 강원도와 경북 일부 지역에서 연간 30t가량 재배되고 있다”며 “‘육지 산마늘’과 ‘울릉도 명이’는 아주 다르다”고 말했다.
울릉도 명이는 육지 산마늘에 비해 잎이 넓고 둥글며 씹는 맛이 부드럽고 풍부하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울릉도 명이는 울릉도 개척 역사와 자존심이 담겨 있는 나물”이라며 “지리적 표시를 계기로 울릉도 명이의 가치가 살아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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