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꼬막(사진)은 봄에 껍데기를 키우고 여름에 산란을 한다. 가을이 되면 매서운 겨울을 나기 위해 살을 찌운다. 이 때문에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의 꼬막은 살이 많고 쫄깃하다. 소설가 조정래는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전라도 벌교 참꼬막 맛을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하다’고 했다. 찬바람이 불면 제맛이 나는 참꼬막을 가장 맛있게 데치는 방법을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찾아냈다.
연구원이 제시한 조리법에 따르면 끓인 물(98도)에 찬물(20도)을 넣어 미지근한(68∼70도) 물이 되면 꼬막을 넣은 다음, 약한 불로 조절한다. 이후 주걱으로 한쪽 방향으로만 3분을 저은 후 꺼낸다. 꼬막을 데칠 때 한쪽 방향으로만 저어주는 이유는 꼬막의 살이 한쪽으로 기울게 해 껍데기를 깔 때 살이 찢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최종 데침 가열할 때 물 온도는 85도를 유지했다. 가열시간을 1분에서 분(分) 단위로 5분까지 세분해 평가한 결과 색과 맛, 조직감 등에서 3분이 가장 우수했다. 가열시간이 3분보다 적을 경우 식중독 원인균과 비브리오균이 검출됐으나 3분 이상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잘 삶아진 꼬막이라도 식탁에서 바로 까서 먹어야 더 실한 육즙과 꼬막살의 신선함을 즐길 수 있다.
꼬막은 스태미나 증진에 도움을 주는 리보핵산이 다량으로 함유된 것은 물론이고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헤모글로빈이 많아 노약자와 임산부에게 좋고 칼슘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전남은 국내 꼬막 양식장의 97.8%를 차지하고 보성군 벌교에선 전국 생산량(5063t)의 70%인 3500여 t을 생산하고 있다. 윤연희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는 “꼬막 맛의 핵심은 데치듯 익히는 것”이라며 “이번에 가장 맛있는 조리법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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