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무심천 생태복원 38일째… 매연 없는 시민 쉼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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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100일간의 실험’ 성과

충북 청주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젖줄’인 무심천에서 뜻깊은 생태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청주시가 청주환경운동연합과 녹색청주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의 제안을 받아들여 9월 28일부터 시작한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이 그것. ‘도로와 강이 제자리를 찾아갈 때-무심휴강(無心休江)’을 주제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무심천 하상도로 중복구간 중 일부를 통제해 생태 공간으로 만들자는 게 핵심이다.

○ 무심천 하상도로 ‘교통난 해소 vs 환경오염 주범’

무심천에 하상도로가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1996년. 당시 급격히 늘어난 차량으로 도심 교통난이 심각해지자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무심천변 유휴지 공간에 하상도로와 주차장을 만들기 시작해 2003년까지 총연장 5.2km에 이르는 하상도로가 생겨났다.

무심천 하상도로는 청주시 중심부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위치 때문에 17년간 도심 교통난을 해소하는 데 큰 기여를 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반대로 콘크리트 도로와 차량들이 내뿜는 매연 등으로 인해 무심천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 같은 이유 등을 들어 하상도로 철거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더욱이 무심천에서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멸종위기 1급)의 서식 흔적이 발견되면서 철거 요구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후 청주시는 2011년 시범적으로 하상도로를 폐쇄했지만 심한 교통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이후 ‘교통 흐름’과 ‘생태 환경’을 놓고 치열한 논의가 진행됐고, 청주시 녹색수도추진단은 환경단체와 교통 전문가 등의 의견을 모아 청주대교∼청남교(꽃다리) 구간 1.2km를 시범적으로 폐쇄하는 대안을 내놨다. 이는 무심천 하상도로 가운데 이원화된 도로 특성을 갖고 있는 청주대교와 청남교 중 무심천과 인접한 구간은 생태환경으로, 다른 구간은 압축된 도로 기능을 유지하자는 게 핵심이다.

○ 시행 30여 일째 생태 체험 등 인기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통제 도로에서는 ‘무심천에서의 커피 한잔과 1박 2일’이라는 문화행사가 열렸다. 31일 오후 서문대교 아래에 모인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 참여 그룹 회원과 청주시민 100여 명은 각자 가져온 컵에 커피를 나눠 마시며 음악공연을 듣고, 무심천의 미래상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이튿날에는 1박 2일의 일정으로 50여 가족이 모여 △자연물 문패 만들기 △무심천에 사는 동물 알아보기 △달밤에 체조하기 △무심생태길 걷기 등을 진행했다.

또 주말이면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아 무심천에 발을 담그거나 물고기를 관찰하고, 생태길을 걷는 등 다양한 주말 프로그램이 진행됐거나 진행될 예정이다.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박연수 씨(50·직지원정대장)는 “청주는 한여름이면 열섬현상과 대기오염, 날림먼지 등 많은 환경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심천을 생태공간으로 바꿔야 한다”라며 “이번 100일간의 실험을 계기로 철거를 전제로 만들어진 하상도로와 하상주차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로 통제에 따른 교통난 우려도 적은 편이다. 청원군 남일면에서 청주시내에 있는 사무실까지 매일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신인수 씨(53)는 “보통 오전 7시 40분에서 8시 사이에 하상도로에 진입하는데 통제를 한 이후에도 사무실 도착 시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라며 “퇴근할 때 통제된 구간에서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가족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면 도심 환경이 나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생태복원#무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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