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야시장 시범지역 선정… 관광객들 “활력 넘치고 재미있어”
통행 불편-화장실 부족 개선 필요
“한번 와 볼 만하네….” “이건 전쟁터야….”
2일 오후 7시 반 부산 중구 부평동 부평깡통시장 상설 야시장. 12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곳에 지난달 29일 전국 최초로 먹을거리와 쇼핑, 관광이 어우러진 명물 야시장이 문을 열었다. 안전행정부의 전통시장 야시장 시범지역 선정에 따른 것이다.
영업 시간은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야시장은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깨끗하게 바뀐 부평동 아케이드 2차 구간 중앙통로 110m에 현대식 포장마차 형태의 이동 판매대 30개로 꾸몄다.
개장 5일째인 이날 야시장은 주말을 맞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야시장 입구에서는 피에로 분장을 한 안내원 2명이 기념촬영을 해주고 풍선을 선물하며 손님을 맞이했다. 아케이드 중앙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야간 조명이 화려했다. 야시장으로 유명한 태국 파타야 워킹 스트리트에 비견할 만했다.
첫 판매대는 부산의 명물인 찹쌀씨앗호떡집. 맛을 보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종이컵에 담긴 호떡 속 아삭아삭 씹히는 호박씨, 해바라기씨가 고소하다. 주인 송성호 씨(44)는 “인근 국제시장에서 옷 장사를 하다 업종을 바꿨다. 부산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코노미야키(일본식 빈대떡), 단팥죽, 오징어무침, 파전 등 먹을거리 판매대를 차례로 볼 수 있다. ‘자갈치 아지매’가 전복, 문어, 새우, 파래 등을 넣어 만든 해물빵은 선물용으로 인기다. 어묵 무인판매대도 있다. 요르단 관광객 이브라힘 씨(23)는 “해운대 태종대 범어사 용두산 등 부산의 유명 관광지를 다 돌아봤지만 야시장이 활력이 넘쳐 가장 재미있고 매력 있다”며 좋아했다.
50여 m 지점인 13∼18번 판매대에 이르자 앞으로 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베트남 중국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토속 음식을 파는 곳이다. 가장 인기 있는 베트남 짜조(튀김만두)를 먹으려면 20여 분을 기다려야 했다. 필리핀 카모테큐(고구마튀김), 인도네시아 미고렝(볶음국수)도 반응이 좋다. 코너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김동인 삼산거주외국인지원협회 상임이사(47)는 “야시장 덕분에 결혼이민여성 15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부산 명물로 자리 잡아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일자리도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낮에 문을 여는 기존 시장 가게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나고 있다. 주로 생선, 떡, 어묵 등을 파는 가게들은 그동안 오후 6시 무렵 대부분 문을 닫았으나 이제는 밤 12시까지 영업을 한다. 송학건어물 주인 윤영기 씨(67)는 “당장 매출이 큰 폭으로 늘지는 않고 있지만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아쉬운 점도 있다. 간식과 먹을거리 위주여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별로 없다. 폭 4m의 길 중앙에 판매대를 설치하다 보니 너무 좁아 통행이 불편했다. 공용화장실도 부족하다. 부평공영주차장은 주차 공간이 84대밖에 안 된다.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부모와 함께 온 최지수 양(13)은 “야시장 거리가 너무 짧고 볼거리가 많지 않다. 부산만의 특색 있는 것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인용 부평상인회 관리팀장(54)은 “개장 초기라 부족하고 불편한 점이 있지만 이를 차츰 해결해 부산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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