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북 영천시 오미동 영천농업기술센터. 포도주를 생산하는 영천지역 와이너리(양조장) 10여 곳이 마련한 홍보 부스에는 관람객들의 와인 맛보기가 한창이었다. 소믈리에(포도주관리사) 고이진 씨(20·여·부산과학기술대 호텔관광경영과 1학년)는 “참가비 3000원을 내고 20여 가지 와인을 맛봤다. 영천에 와이너리가 이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영천시는 이날 ‘와인에 물들다’를 주제로 제1회 영천와인 페스타(잔치)를 열었다. 와인 산업을 알리고 판로를 넓히기 위해서다. 영천에는 와이너리 18곳이 있으며 연간 25만 병(750mL)을 생산해 4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린다.
수원 대전 부산 등에서 온 관람객 1500여 명은 와인 담그기와 와인 상식 강의, 소믈리에 체험, 와인 경매 등에 참여했다. 포도 밟기는 특히 호응을 받았다. 가로 세로 7m 크기의 고무튜브에서 포도주 제조용 머스캣베일리에이(MBA) 1500kg을 발로 다진 뒤 발효 저장 통에 옮겨 담았다. 영천시는 이 와인을 내년 이맘때까지 숙성시켜 참가자들에게 보낼 예정이다. 허성혜 씨(47·여·포항시 북구 지곡동)는 “와인 제조 과정을 보고 체험해 아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영천의 와인 산업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영천은 와인 제조 환경이 좋은 편이다. 포도 재배 면적은 2248ha로 전국 1위, 생산량은 4만3800t으로 전국의 16.2%다. 영천 포도는 알이 굵고 당도가 높고 향도 풍부하다. 까치락골 와이너리 임채만 대표(64)는 “영천은 비가 적고 일조량이 풍부해 좋은 포도가 생산된다. 양조 기술도 좋아 와인의 품격을 높인다”고 말했다. 영천 와인 공동 브랜드 ‘씨엘’(맑은 하늘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은 각종 대회에서 건배주로 활용되면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생산 현장을 둘러보는 와인투어도 인기다. 매년 7∼12월 열리는 투어는 전문해설사의 안내로 포도와 와인 세계를 체험한다. 2009년 설립된 영천농업기술센터의 와인학교에는 대형 오크통(높이 9.8m, 길이 12.8m)과 와인 저장고가 있다. 해마다 3만 명가량이 참여한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와이너리를 100여 곳으로 확대하고 와인테마마을을 조성해 와인산업 기반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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