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0시경 울산 중구 다운시장 입구. 주부 10여 명이 시민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고 있었다. 의붓딸인 초등학교 2학년 이모 양(8)을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한 박모 씨(40)에 대한 엄벌과 아동 학대 방지를 촉구하는 서명이었다.
○ 2만 명 서명 동참
이 양이 살던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1일 시작한 서명운동은 다운시장과 언양시장 등 재래시장으로 확대됐다. 또 10일 오후 1시부터는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아동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인 ‘발자국’ 주최로 서명운동을 벌인다. ‘발자국’ 이가온 서명팀장(45·여)은 “끔찍한 방법으로 수년간 아동을 폭행해 숨지게 한 박 씨에게 ‘학대치사죄’(3년 이상 유기징역) 대신 살인죄를 적용해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되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국적인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서명에 동참한 사람은 2만여 명. 숨진 이 양과 같은 반 친구 학부모 김모 씨(35·여)는 “늘 밝고 귀여웠던 이 양이 장기간 폭행을 당해 숨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울주경찰서 민병의 형사과장은 “박 씨에게 살인 의도가 없었다는 판단에 따라 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 죽도로… 뜨거운 물로…
경찰 수사 결과 이 양은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20분경 자신의 집에서 박 씨에게 머리와 가슴 등을 맞아 숨졌다. 부검 결과 이 양의 갈비뼈 24개 가운데 16개가 부러졌다.
박 씨의 상습 폭행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경북 포항에 살던 2011년 5월 13일 이 양이 거짓말을 한다며 죽도로 머리를 때렸다. 올 5월 21일에는 울주군 범서읍 집에서 이 양이 30분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허벅지 부위를 수차례 발로 차 뼈가 부러지게 했다. 지난해 10월 31일에는 이 양을 욕실로 끌고 가 샤워기로 손과 발에 뜨거운 물을 뿌려 2도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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