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강원 동해안에 도루묵이 풍어다. 하지만 가격이 급락해 어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도루묵 어획량은 1651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14t에 비해 48% 증가했다. 반면 총 위판 가격은 올해 31억5100만 원으로 지난해 34억4800만 원보다 9% 감소했다.
특히 도루묵잡이가 본격화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9일 동안 어획량은 171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t의 세 배에 가깝다. 그러나 가격은 7억8900만 원으로 지난해 4억1300만 원의 두 배에 못 미친다. 지난해 kg당 6851원(20마리 5000∼1만 원)에서 올해 4618원(20마리 1만∼1만5000원)으로 급락한 셈. 더욱이 성수기인 11, 12월에 어획량이 더 늘어나면 가격 급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폭락에 따라 어민들은 출어 경비도 감당하기 힘들다며 출어를 자제하는 등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복방 고성군 대진어촌계장은 “20마리에 1만 원 정도만 가도 괜찮은데 너무 많이 잡혀 3000원에 거래되기도 한다”며 “현재로선 마땅한 대책이 없어 답답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백용기 고성군 거진어촌계장도 “가격이 너무 떨어져 걱정스럽다”며 “어선이 몰리는 주말에는 출어를 안 할 정도”라고 말했다.
강원도 환동해본부는 어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도루묵 팔아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는 한편 도루묵 어묵과 구이, 동그랑땡, 생선가스 등 가공제품 개발에도 나섰다. 이동철 환동해본부장은 “가격 회복을 위해서는 도루묵 소비 촉진 외에 뚜렷한 방법이 없는 형편”이라며 “도민과 출향 도민회,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도루묵을 판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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